은퇴를 앞둔 이대호의 1회 한방이 이날 경기 전체의 흐름을 바꿨다.
1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12번째 맞대결.
롯데는 에이스 찰리 반즈를 내고도 1회 대거 4실점하는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맞이했다. 반즈는 선두 허경민의 사구에 이어 김인태에게 1타점 2루타를 허용했고, 양석환의 안타로 계속된 위기서 호세 페르난데스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강승호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안승한과 김대한에게 각각 1타점 적시타와 희생플라이를 허용, 4실점 악몽을 겪었다.
에이스 등판에도 1회 4실점으로 기운이 확 빠진 롯데. 그러나 거인은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1회 리드오프 잭 렉스의 10구 끝 볼넷이 대역전쇼의 서막이었다. 이후 정훈과 전준우가 연속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고, 타석에 등장한 롯데의 상징 이대호가 최원준의 초구 139km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직격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주자 3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인 추격의 3타점 싹쓸이 적시타였다.
롯데는 이대호의 적시타를 기점으로 분위기를 확 바꿨다. 1회 4실점에 조용해진 사직 관중석이 다시 들썩였고, 더그아웃에 있는 선수들의 얼굴에도 다시 생기가 돌았다. 그리고 이는 역전으로 이어졌다. 안치홍의 안타와 한동희의 야수선택, 2루수 강승호의 포구 실책으로 2사 만루가 계속된 가운데 박승욱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고, 3루주자 황성빈이 상대 폭투를 틈 타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롯데의 기세는 계속됐다. 6회 무사 만루 위기서 정수빈의 1타점 내야땅볼과 허경민의 희생플라이로 2실점하며 6-6 동점을 허용했지만 이어진 6회 공격에서 다시 집중력을 발휘했다. 선두 박승욱이 볼넷, 렉스가 좌전안타로 밥상을 차린 뒤 정훈의 희생번트에 이어 전준우가 2타점 우전 적시타로 승부의 쐐기를 박은 것.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롯데는 두산을 최종 8-6으로 꺾고 2연승과 함께 6위 자리를 사수했다. 선발 반즈는 5⅓이닝 8피안타 4사사구 5탈삼진 6실점(5자책)으로 흔들렸지만 타선의 도움 속 패전을 면했다. 1회 이대호의 3타점 싹쓸이타가 경기 흐름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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