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부끄러운 일" ML에서도 '켈크라이'…7이닝 무실점에도 ND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8.17 14: 50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마이너리그 유망주에 머물던 메릴 켈리(34,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는 한국 무대에서 커리어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KBO리그 SK(현 SSG)에서 2015년부터 4년 간 119경기 48승32패 평균자책점 3.86로 활약했다. 그리고 애리조나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하며 빅리그 입성의 꿈을 이뤘다. 그리고 2019년 데뷔 첫 해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며 32경기 13승14패 평균자책점 4.42의 성적으로 연착륙했다. 이후 흉곽출구증후군 수술을 받는 등 선수생활의 기로에 놓이기도 했지만 이후 복귀에 성공, 지난해 27경기 7승11패 평균자책점 4.44의 성과를 거뒀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애리조나와 2년 1800만 달러의 연장 계약까지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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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KBO리그 출신 역대 최고의 유턴파 외국인 선수이지만 올해는 메이저리그 최정상급 투수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1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24경기 10승5패 평균자책점 2.81(144⅓이닝 45자책점), 122탈삼진, 44볼넷, 피안타율 2할2푼3리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12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내셔널리그 이닝 5위, 평균자책점 공동 6위, 다승 공동 10위, 피안타율 10위 등 기록들이 모두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4위(53승63패)로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제로에 가까운 애리조나의 사실상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비운의 에이스의 운명은 타고난 듯 하다. SK시절 호투하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자 ‘켈크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올해 역시 켈리는 ‘켈크라이’의 운명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한 켈리는 7이닝 4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지만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팀이 1-0으로 리드를 잡고 있었고 승리 투수 자격을 획득한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9회말 이안 케네디가 2점을 헌납하며 1-2로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특히 이날까지 최근 4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경기를 3번이나 펼쳤지만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8월 1일 애틀랜타전 7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7일 콜로라도전 7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지만 모두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결국 이날 역시 승리 투수 자격을 얻고도 승리를 챙기지 못한 비운의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경기 후 미국 애리조나 지역 라디오인 ‘애리조나 스포츠 98.7’의 존 감바도로는 SNS계정에 켈리를 향한 안타까운 감정과 분노를 표출했다. 그는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켈리는 압도적인 7이닝을 선보였지만 9회 이안 케니디가 1-0의 리드를 날렸다. 케네디에게 마무리 역할을 맡기는 것은 재앙이다”라고 밝혔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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