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시절 배명고 오타니로 이름을 날렸던 곽빈(23·두산)이 프로 5년차를 맞아 리그 No.2 우완투수로 인정받았다.
곽빈은 지난 14일 선두 SSG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2피홈런) 2사사구 10탈삼진 3실점 위력투를 선보였다. 비록 홈런을 2개 맞았지만 최고 155km 직구(51개) 아래 커브(19개), 슬라이더(22개), 체인지업(17개) 등을 적절히 곁들여 데뷔 후 두 번째로 많은 1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최다는 2021년 9월 17일 잠실 SSG전 11개. 직구 구위가 이른바 ‘어나더 클래스’였고, 이로 인해 다른 변화구까지 효과가 극대화됐다.
배명고 시절 특급 유망주였던 곽빈은 2018 두산 1차 지명과 함께 첫해부터 32경기를 소화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그러나 기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부상이 문제였다. 그해 10월 수술대에 올라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고, 예상보다 재활이 장기화되며 2019시즌에 이어 2020시즌까지 통째로 쉬었다.
곽빈은 지난해 5월 정식선수 전환과 함께 1군에 등록되며 다시 힘차게 공을 뿌렸다. 물론 긴 공백 탓에 시즌 내내 잦은 기복을 보였고, 묵직한 직구 효과를 반감시키는 제구 난조에 시달렸지만 성장통을 거쳐 9월 마침내 안정을 찾았다. 곽빈은 포스트시즌에서도 꾸준히 선발을 맡아 팀의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행에 기여했다.
곽빈은 올해 데뷔 첫 선발 풀타임 시즌을 맞아 19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 중이다. 여전히 제구 난조와 기복을 종종 겪고 있으나 7월 6일 키움전 5⅔이닝 2실점을 기점으로 자신의 공에 확신이 생긴 모습이다. 8월 7일 KIA전에서는 7이닝 1실점(비자책) 역투를 선보인 터. 볼넷이 줄어들고, 삼진이 늘어난 부분이 가장 고무적이다.
치열한 5강 싸움을 펼치고 있는 두산은 8월 들어 최원준, 이영하의 페이스가 다소 떨어진 상태다. 새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도 이제 2경기를 치러 아직 리그 적응이 필요한 상황. 그런 가운데 곽빈이 원투펀치급의 위력투를 선보이며 어려운 상황에서 희망을 갖게 됐다.
김태형 감독은 “곽빈의 컨디션은 지금 베스트라고 봐야한다. 공 자체는 우완 중에 안우진 다음으로 좋은 것 같다. 공 끝 힘이 상당히 좋다”라며 “향후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 운영 능력만 더해지면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만 던져줘도 본인과 팀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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