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 눈물’ 4년 전 KS 데자뷔…감독은 예비 FA 포수 리드가 아쉽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17 11: 01

“더 확실하게 승부했어야지…”
두산은 지난 14일 잠실에서 SSG에 연장 접전 끝 4-5로 패하며 한 주를 1승 4패로 마감했다. 3-4로 뒤진 7회 허경민의 1타점 적시타로 동점을 만든 뒤 연장 승부로 향했지만 10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현역 홈런 1위 최정에게 뼈아픈 결승홈런을 헌납했다. 1B-2S의 유리한 카운트서 던진 4구째 슬라이더가 야속하게도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박세혁-홍건희 배터리는 현역 홈런 1위 최정에게 집요한 슬라이더 승부를 펼쳤다. 공 4개가 모두 슬라이더였다. 처음에는 전략이 적중하는 듯했다.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최정에게 초구와 2구 연달아 헛스윙을 유도한 것. 이후 3구째 슬라이더는 포수 앞 바운드가 되며 타자가 골라냈고, 기세를 몰아 4구째에도 슬라이더를 택했으나 홈런을 맞았다.

두산 박세혁(좌)과 김태형 감독 / OSEN DB

사령탑은 포수 박세혁을 향해 쓴소리를 내뱉었다. 16일 사직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SSG 상대로는 항상 똑같은 패턴으로 홈런을 맞는다”라며 “그런 상황에서는 포수가 투수에게 더 확실한 시그널을 줘야 한다. 예를 들면 낮게 던지라는 제스처 같은 게 필요하다. 1, 2구에 타자가 말도 안 되는 헛스윙을 했으니 또 던지면 못 칠 줄 알고 사인을 내는데 그게 홈런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본인도 상황에 대한 어떤 느낌이 있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연장 10회초 1사 SSG 최정이 솔로홈런을 날린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2022.08.14 /  soul1014@osen.co.kr
김 감독은 그러면서 과거 피홈런에 울었던 SSG와의 2경기를 떠올렸다. 하나는 4년 전 한국시리즈 6차전. 두산은 2018년 11월 12일 잠실에서 SK(SSG 전신)를 만나 4-3으로 앞선 9회 에이스 조시 린드블럼을 등판시키는 승부수를 띄웠다. 린드블럼은 김강민-한동민(현 한유섬)을 연달아 삼진 처리했고, 최정을 만나서도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했지만 6구째 포크볼에 뼈아픈 동점포를 헌납했다. 두산은 연장 13회 한동민에게 홈런을 맞고 통합우승에 실패했다.
다른 한 경기는 지난 4월 29일 인천 원정이었다. 패배 원인은 역시 피홈런. 4-0으로 앞선 6회 케빈 크론에게 3점홈런을 맞은 뒤 5-3으로 리드한 8회 최정에게 동점 투런포를 헌납했고, 7-5로 앞선 연장 10회 박성한에게 다시 동점 투런포를 맞았다. 그리고 마지막 12회 오태곤의 끝내기안타로 무릎을 꿇었다.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에서 린드블럼의 포크볼이 홈런이 됐고, 4월 인천 경기에서도 계속 홈런을 맞으면서 경기가 뒤집혔다”라며 “항상 보면 SSG에게 똑같은 패턴으로 당한다. 공 하나에 승부가 결정된다는 걸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박세혁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데뷔 첫 FA 자격을 얻는다. 올 시즌 타율 2할4푼9리와 함께 수비에서도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포수 출신 스승의 쓴소리가 향후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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