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가을 가서 안 날아도 되니 지금 날아줬으면” [오!쎈 부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16 20: 38

두산 김태형 감독이 부진을 거듭 중인 ‘56억 사나이’ 정수빈을 향한 솔직 속내를 드러냈다.
입추가 지났지만 ‘가을 사나이’ 정수빈의 타율은 여전히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84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2할1푼4리 1홈런 24타점 OPS .556의 슬럼프 속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수비는 여전히 리그 톱클래스이지만 두산이 수비 하나만 기대하고 6년 56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자한 건 아니다.
정수빈은 2021시즌을 앞두고 원소속팀과 6년 총액 56억원에 FA 계약하며 ‘종신 베어스맨’을 선언했다. 그러나 첫해 활약은 실망 그 자체였다. 시즌 시작과 함께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우더니 복귀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 속 6월 한때 타율이 1할8푼2리까지 떨어졌다.

두산 정수빈 / OSEN DB

정수빈은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9월 중순 기적적으로 반등했다. 언제 부진했냐는 듯 무섭게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9월 월간 타율 3할7리, 10월 2할8푼8리의 활약 속 팀의 극적인 가을야구 진출에 공헌했다. 그리고 그 감을 포스트시즌까지 가져가며 준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었다.
문제는 작년 패턴이 올해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6월 한때 타율을 2할5푼7리까지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7월 월간 타율 4푼5리라는 충격적 지표 속에 다시 시즌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8월 들어서도 큰 반전 없이 월간 타율이 2할8리에 그치며 시즌 타율 2할대 초반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루율 .278, 득점권타율 2할3푼8리라는 기록을 통해 그가 얼마나 올 시즌 방황을 거듭 중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16일 사직에서 만난 김태형 감독은 “정수빈의 타율이 2할1푼대에 머물러 있다”라고 안타까워하며 “가을에 가서 안 날아도 되니 지금 날아줬으면 좋겠다”라는 농담 섞인 속내를 밝혔다.
두산은 정수빈을 비롯해 타선이 전반적으로 침체된 상태다. 4번타자 김재환이 최근 무릎에 자신이 친 타구를 맞고 부상 이탈하며 중심타선까지 많이 헐거워진 상황. 두산의 8월 팀 타율은 2할1푼6리로 전체 9위다.
김 감독은 “투수들은 자기 역할을 잘해주고 있는데 타선의 장타력이 약한 면이 있다”라며 “김재환은 아마 서울에 올라가면 합류가 가능할 듯싶다. 결국 중심타자들이 쳐줘야 하위 타선도 공격적으로 칠 수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한편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사직 롯데전은 우천 취소됐다. 17일 최원준(두산)-찰리 반즈(롯데)의 선발 맞대결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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