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선발진이 조금 더 힘을 낸다면….
LG 트윈스는 100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60승 1무 39패(승률 .606)를 기록 중이다. 승률 6할대를 기록 중이지만 1위 SSG 랜더스와는 9.5경기 차이다. 예년과 비교하면 LG의 성적도 1위가 가능하지만, 올해 SSG는 71승 3무 31패(승률 .696)로 7할에 가까운 역대급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LG는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 지난해와 확 달라진 공격력 그리고 안정된 수비와 탄탄한 불펜까지 팀 전력이 강팀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아쉬운 것은 토종 선발진이다.
케이시 켈리는 19경기 12승 2패 평균자책점 2.88, 아담 플럿코는 21경기 11승 4패 평균자책점 2.56를 기록하고 있다. 10개 구단 외국인 투수 조합에서 가장 많은 승리와 낮은 평균자책점으로 최고의 활약을 하고 있다.
원투 펀치의 뒤를 받치는 3~5선발은 임찬규, 이민호, 김윤식이다. 그런데 임찬규는 15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5.29, 이민호는 18경기 8승 5패 평균자책점 5.85, 김윤식은 15경기 4승 4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 중이다.
이민호가 8승을 거뒀지만 기복이 심하다. 평균자책점은 토종 선발 3명 중 가장 높다. 5월에는 4승 1패 평균자책점 2.42로 좋은 구위를 보여줬는데, 7월에는 2경기 평균자책점 19.29로 무너졌다. 2군에서 재조정 시간을 갖고 복귀했는데, 5이닝 3실점-3⅓이닝 3실점으로 아직은 불안하다.
토종 선발 맏형인 임찬규의 부진도 아쉽다. 이닝 소화가 적다. 퀄리티 스타트(QS)는 딱 1번 밖에 없다. 지난 3일 롯데전에서 6⅓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처음으로 QS를 기록했는데, 지난 14일 NC전에서 3회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려 2실점 2루타를 맞고 강판됐다. 결국 구원 투수가 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을 허용했다.
임시 선발에서 5선발을 차지한 김윤식이 QS를 6차례나 기록하며 가장 꾸준함을 보여줬다. 다만 NC 상대로 ⅓이닝 4실점-1이닝 3실점으로 최악의 경험을 했다.
LG 선발진은 평균자책점 4.02로 리그에서 5위다. 켈리와 플럿코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한 토종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5.23으로 높다. 10개 구단 중 국내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한화가 5.69로 가장 높다. LG가 두 번째로 높다.
한화는 시즌 초반 외국인 투수(카펜터, 킹험)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토종 선발진이 365⅓이닝을 소화했는데, LG 토종 선발진은 263⅓이닝에 불과하다. 불펜 투수들에게 그만큼 부담이 지워졌다. LG 불펜은 평균자책점 3.29로 리그 1위다.
LG 타선은 지난해 바닥을 찍었지만 올해는 거의 모든 공격 지표에서 1위에 올라 있다. 팀 타율(.273), 팀 홈런(94개), 팀 OPS(.761), 팀 득점(523점)이 모두 1위다. 특히 거포가 없는 타선이 김현수(22홈런), 오지환(19홈런), 이재원(13홈런), 채은성(10홈런) 등 골고루 장타력을 발휘하면서 홈런 숫자가 1위라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고 있다.
토종 선발진이 남은 44경기에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안정된 모습을 보여줘야 선두 추격에 희망을 가져 볼 수 있다. 임찬규와 이민호의 어깨가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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