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쉬고 돌아온 마운드에서 최고 구속 152km를 부렸다. 한화 우완 투수 박상원(28)이 2년의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제대로 준비했다.
박상원은 지난 12일 대전 LG전에서 6회 구원등판했다. 지난 2020년 10월30일 대전 KT전 이후 653일 만에 1군 등판으로 그 사이 사회복무요원으로 2년가량 팀을 떠나 있었다. 지난 4일 소집 해제 후 2군 퓨처스리그 등판을 거쳐 이날 1군 복귀전을 가졌다.
등판 결과는 1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비자책). 실책 1개 포함 수비에서 아쉬운 플레이가 두 번 나오면서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죽지 않은 구위를 뽐냈다.
총 투구수 30개로 직구(18개), 포크(9개), 슬라이더(3개)를 던졌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2km, 평균 149km까지 나왔다. 입대 전 기록한 개인 최고 구속 152km를 2년 만의 복귀전에서 던졌다. 두 번째 등판이었던 14일 대전 키움전에선 6회 1사 만루에서 등판, 희생플라이로 승계 주자 1명을 홈에 보냈지만 다음 타자를 잡고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친 한화 불펜에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지난 2017년 한화에 입단한 박상원은 2018년 핵심 불펜으로 성장했다. 그해 송은범(LG), 이태양(SSG)과 함께 강력한 중간 필승맨으로 활약하며 한화가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하는 데 기여했다. 2019~2020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홀드를 거두며 주축 불펜으로 활약을 이어갔지만 사회복무요원 기간 스스로를 돌아보고 반성했다.
최초 근무지였던 인천 송도에서 박상원은 퇴근 후 SK(현 SSG) 투수 출신인 엄정욱 감독, 윤희상 코치가 운영하는 야구 아카데미에서 개인 훈련을 했다. 절친한 팀 선배 정우람의 소개로 이곳에서 15개월 동안 몸을 만든 박상원은 “두 선배님에게 운동뿐만 아니라 야구에 대하는 태도나 공 하나의 무게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 왜 SK가 강팀이고, 투수들이 잘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며 “프로에서 어느 정도 하고 나선 큰 욕심 없이 만족했다. 그동안 야구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에 대해 스스로 많이 반성했다”고 되돌아봤다.
소집 해제 6개월을 앞두고 박상원은 한화 2군이 있는 서산으로 근무지를 옮겨 복귀를 준비했다. 그가 떠난 뒤에도 한화는 10위 꼴찌 자리를 벗어나지 못했다. “내가 있든 없든 팀이 항상 잘되길 바랐는데 마음이 안 좋았다. 복귀해서 팀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더 정신차리고 몸을 만들었다”는 게 박상원의 말. 마침 한화 불펜이 흔들리고 있는 시기에 돌아와서 힘을 보태기 시작했다.
입대 전부터 박상원은 한화의 차기 마무리투수 후보로 꼽혔다. 현재 한화는 임시 마무리 체제로 운영 중이다. 정우람이 어깨 부상으로 이탈한 4월 중순부터 마무리를 맡아 14세이브를 거둔 장시환이 지난달 6경기 연속 실점 후 자리에서 내려왔다. 강재민, 김종수가 마무리로 나서고 있지만 붙박이는 아니다. 박상원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그는 “나만 욕심나는 자리가 아니다. 모든 구원투수들이 그 자리에서 던지는 꿈이고 목표일 것이다. 스스로 그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선 실력이 돼야 한다. 불안한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 그 다음 경기, 다른 투수들에게 데미지가 갈 수 있다”며 “결과에 너무 신경 쓰면 과정을 무시하게 된다. 지금은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하루하루 알차게 보내고 싶다. 그러다 보면 나중에 좋은 자리에 있지 않을까 싶다”고 도전 의지를 보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