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신인왕 레이스에 중대 변수가 발생했다. 유력 후보였던 김현준(21·삼성)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면서 경쟁 구도가 거포 김인환(28·한화)과 전의산(22·SSG)의 2파전으로 재편될 듯하다.
6월부터 삼성의 주전 중견수 자리를 꿰찬 김현준은 전반기 66경기 타율 3할1푼4리(175타수 55안타) 20볼넷 출루율 3할9푼4리로 활약했다. 6월16일 잠실 LG전부터 7월10일 대구 SSG전까지 21경기 연속 안타로 만 20세 이하 선수로는 최장 기록도 세웠다. 그러나 후반기 18경기 타율 2할1푼7리(69타수 15안타)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졌다. 최근 10경기 타율 1할2푼1리(33타수 4안타). 결국 지난 1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돼 한 템포 쉬어간다.
후반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김현준의 시즌 전체 성적은 84경기 타율 2할8푼7리(244타수 70안타) 13타점 32볼넷 6도루 출루율 3할8푼1리로 여전히 준수하다. 중견수로서 수비 기여도도 높다. KBO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 2.13으로 신인왕 후보 중 1위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소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지게 됨에 따라 규정타석이 멀어졌고, 신인왕 경쟁력도 떨어지게 됐다. 10일이 지나 1군에 복귀해도 삼성의 시즌이 33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33경기에서 158타석을 충족해야 하는데 매 경기 4.8타석 이상 들어서야 한다. 이번 엔트리 말소로 규정타석은 물건너갔다. 3할대 타율을 회복해도 규정타석 미달로 홈런 타자들의 임팩트에 밀릴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규정타석에 가장 근접한 김인환이 신인왕 레이스 굳히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5월부터 1군에 올라와 단숨에 주전 1루수 기회를 살린 김인환은 75경기 타율 2할7푼6리(275타수 76안타) 14홈런 38타점 OPS .788을 기록하고 있다. 규정타석까지 19타석 남은 김인환은 신인 자격 요건 선수 중 최다 안타, 홈런, 타점으로 누적 기록이 독보적이다. WAR도 1.48로 김현준에 이어 2위.
다만 김인환은 만 28세로 적잖은 나이, 최하위가 확정적인 팀 성적이 발목을 잡는다. 역대 꼴찌팀 신인왕은 지난 2000년 신생팀 SK(현 SSG) 투수 이승호가 유일하다. 순수 신인이 레이스에 가세하지 못했지만 비슷한 성적이면 어린 선수에게 표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 3년차 전의산에게 시선이 쏠리는 이유다.
6월부터 1군에 모습을 드러낸 전의산은 46경기 타율 2할8푼1리(160타수 45안타) 9홈런 30타점 OPS .872를 기록 중이다. OPS에 장타율(.531), wRC+(136.1) 등 주요 비율·세이버 기록에서 크게 앞선다. 규정타석 미달이 확정적이고, 누적 기록에서 불리하지만 몰아치기에 능한 타자라 남은 시즌 홈런을 얼마나 추가하느냐에 따라 뒤집기도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01년 한화 김태균도 88경기를 뛰어 규정타석 미달이었지만 20홈런 임팩트로 130경기를 뛴 삼성 박한이를 제친 바 있다.
투수 쪽에선 정철원(23·두산)이 거의 유일한 후보로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41경기에서 50⅔이닝을 던지며 3승2패1세이브13홀드 평균자책점 3.02 WHIP 1.09를 기록 중이다. WAR 0.96으로 투수 중 1위. 두산 불펜의 에이스로 자리잡았지만 중간투수 핸디캡으로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2007년 두산 임태훈, 2019년 LG 정우영이 중간투수로 신인상을 받았는데 둘 다 순수 고졸 신인이었다. 정철원은 2018년 입단해 올해로 5년차 중고 신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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