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에서 금지 약물 적발로 퇴출된 타자가 1992년생으로 만 30세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데뷔 꿈을 이뤘다. 워싱턴 내셔널스 조이 메네세스(30)가 타율 4할 맹타를 휘두르며 올드 루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멕시코 출신 우투우타 1루수, 코너 외야수 메네세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간) 빅리그 콜업을 받았다. 주전 우익수 후안 소토와 1루수 조쉬 벨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로 트레이드한 워싱턴이 대체 선수로 트리플A 96경기 타율 2할8푼6리 107안타 20홈런 64타점 OPS .830으로 활약한 메네세스를 불렀다.
지난 2011년 5월10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FA로 마이너 계약을 한 뒤 무려 4103일 만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은 순간이었다. 이날 뉴욕 메츠전에 6번타자 1루수로 꿈에 그린 데뷔전을 치른 메네세스는 7회 우중월 솔로 홈런으로 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날부터 메네세스는 10경기 35타수 14안타 타율 4할 5홈런 7타점 3볼넷 5삼진 출루율 .447 장타율 .829 OPS 1.276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10경기 중 9경기에서 안타를 쳤고, 최근 5경기 연속 2안타 멀티히트 중이다.
지난달 24일 ‘워싱턴 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메네세스는 “나도 사람이고, 때로는 정말 힘들 때가 있었다. 가족과 멀리 떨어져 나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가끔은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왜 이 길을 선택했을까’ 같은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꿈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한 끝에 그동안 한풀이를 하기 시작했다. 마이크 리조 워싱턴 단장은 “끈질긴 노력의 훌륭한 예”라고 메네세스를 치켜세웠다. 메네세스는 “오랜 기다림 끝에 기회를 얻었다. 이곳에 오기 위해 노력했고, 이 기회를 최대한 살리고 싶다”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
대기만성 스토리를 쓰고 있는 메네세스에겐 씻을 수 없는 흑역사도 있다. 지난 2019년 오릭스 버팔로스와 계약하며 일본프로야구에도 도전했지만 29경기 타율 2할6리(102타수 21안타) 4홈런 14타점 OPS .651에 그쳤다.
그해 6월 방출됐는데 기량 미달 때문만은 아니었다. 일본의 도핑 테스트에서 금지 약물 스타노조롤이 검출돼 양성 반응을 보인 것이다. 출장정지 1년 징계를 받고 즉시 방출된 메네세스는 “미국에서 여러 차례 도핑 테스트를 받았지만 양성 반응이 나온 적은 없다. 충격이다”고 말했다. 쫓겨나듯 일본을 떠난 뒤 3년 만에 30세 늦은 나이에 메이저리그 꿈을 이뤘으니 인생만사 새옹지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