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SV 마무리가 홀드도 11개네? 1위팀 뒷문지기들에게 개인 기록은 없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16 04: 18

“우리 선수들은 개인 기록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SSG 랜더스 마무리 서진용의 올 시즌 기록은 55경기 7승 1패 20세이브 11홀드 평균자책점 2.78이다. 셋업맨으로 시즌을 출발해 7회와 8회 열심히 홀드를 쌓더니 김택형의 부상 및 부진과 함께 마무리로 승격해 감격의 한 시즌 첫 20세이브를 완성했다. 풀타임 마무리를 소화 중인 LG 고우석(29세이브), KIA 정해영(25세이브), KT 김재윤(22세이브)에 이은 세이브 부문 4위다. 시즌 도중 보직을 바꾼 선수 치고 빠르게 세이브를 적립했다.
베테랑 노경은과 팔꿈치 수술을 마치고 돌아온 문승원은 원래 선발에서 경쟁력을 뽐내는 투수들이다. 그러나 팀 내 마운드 사정 상 고정 루틴이 보장되지 않는 필승조 제안을 받았고, 흔쾌히 이를 수락한 뒤 뒷문에서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다. 노경은은 구원으로 11경기 4승 4홀드 평균자책점 0.57, 문승원은 8경기 2홀드 평균자책점 2.00을 기록 중이다.

SSG 서진용 / OSEN DB

지난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3이닝 세이브를 기록한 박민호의 스토리도 흥미롭다. 박민호는 7월 29일 광주 KIA전을 끝으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팀이 2주 내내 타이트한 승부를 펼치며 뒷문지기들 가운데 후순위로 밀려난 것. 그러나 최소 주 2회의 불펜피칭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했고, 13일 경기서 3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2020년 이후 2년 만에 세이브를 신고했다.
김원형 감독은 “(박)민호가 그 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경기를 나가야하는데 14일 동안 경기들이 모두 타이트했다. 그러다 보니 순번에서 조금 밀렸다”라며 “그런데도 쉬는 동안 경기 준비를 철저히 했고, 모처럼 등판에도 제구가 잘 되고 구위가 괜찮아서 3이닝을 맡겼다. (박)민호 덕분에 다른 투수들이 충분히 휴식을 취했으니 이제 마음의 부담을 내려놨으면 좋겠다”라고 제자의 마음을 다독였다.
경기 종료 후 SSG 김원형 감독이 서진용을 칭찬하며 미소 짓고 있다  2022.08.14 / soul1014@osen.co.kr
그밖에 최민준, 고효준, 장지훈, 조요한 등 다른 투수들 또한 필승조, 추격조, 롱릴리프를 가리지 않고 팀 사정에 맞게 출격한다. 그 결과 전반기 평균자책점이 8위(4.53)였던 팀 불펜이 후반기 들어 1위(2.20)를 질주하고 있다.
김 감독은 “프로 선수는 기록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팀 스포츠 중에 야구처럼 개인 기록이 세세하게 드러나는 종목이 없다”라며 “그런데 우리 선수들은 개인 기록을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물론 각자의 목표는 있을 수 있지만 다들 팀이 필요할 때 무덤덤하게 나간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 중에서 특히 고마운 선수는 리그 정상급 마무리로 성장한 서진용이다. 김 감독은 “그 동안 (서)진용이는 세이브가 아닌 상황에서도 많이 나갔다. 20세이브가 팀 퍼스트 속에 이뤄졌기에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라며 “항상 열심히 하니까 이런 기록도 따라오는 것이다. 선수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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