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부터 말뚝 선발' 복 받은 이의리, 대투수는 자리가 없어 고생했다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8.15 13: 05

"자리가 없었다".
KIA 타이거즈 20살 투수 이의리가 2년 차를 맞아 KBO리그에 무난하게 안착하고 있다. 첫 해는 괴물투수의 평가를 받으며 올림픽 대표팀에 발탁되는 영예를 누렸고,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부상으로 인해 100이닝을 채우지 못했지만 2022시즌은 풀타임에 도전하고 있다. 
8월15일 현재 22경기에 출전해 7승8패, 평균자책점 3.84를 기록 중이다.  10번의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했고 119⅔이닝을 소화했다. 표면적인 수치에서도 기복있는 투구가 드러난다. 무시무시한 호투를 하다가 볼넷을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럼에도 고졸 2년차 투수를 감안하면 훌륭한 성적이다. 

올해 진화의 증후는 뚜렷하다. 구속이 153km까지 나오고 있고, 좌완 투수에게 필수적인 큰 궤적과 스피드오프 변화구인 커브의 완성도가 높아졌다. 작년에는 체인지업으로 재미를 봤다면 올해는 커브와 슬라이더까지 구사하며 포피치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선배 양현종 같은 완급투구와 꾸준함을 보완하는 과정이다. 
김종국 감독은 이의리가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 "작년 100이닝을 던지지 못했다. 그래서 올해는 120~140이닝 정도를 생각했다. 이런 추세라면 정규이닝(144이닝)도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했다. 부상 관리를 잘한다면 규정이닝을 넘어 풀타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의리는 항상 양현종의 후계자로 거론되고 있다. 그래서 여러가지 점에서 양현종과 비교되고 있다. 김 감독은 양현종은 데뷔 초기에 제대로 선발 기회를 얻지 못했다고 기억했다. 반면 이의리는 데뷔부터 붙박이 선발투수 기회를 얻었고, 계속 발전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현종이가 데뷔할 때는 다른 투수들이 좋았다. 꾸준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못했을 시기였다. 1~2년차는 선발과 중간으로 나와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다 3년 차부터 에이스로 뛰었다.  (양현종에 비해) 의리는 기회를 많이 받고 있다. 패스트볼 등 구위 자체는 비슷하다. 성적은 의리가 좀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의리는 작년 데뷔 첫 해부터 선발투수로 시작했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하느라 비웠던 자리를 채웠다. 반면 양현종은 데뷔 2년 차까지는 선발과 중간을 병행했다. 윤석민, 이대진과 외국인 투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2007년부터 2년 동안 79경기에 출전해 1승5홀드를 기록했다. 2009년 선발투수로 정착해 12승을 따내며 에이스의 길로 들어섰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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