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 지났는데 여전히 2할대 초반…56억 외야수 올해 살아나긴 할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15 04: 15

입추가 지났는데도 가을 사나이의 타율은 여전히 2할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물론 절기와 달리 더위가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지만 문제는 지금의 페이스라면 날씨가 선선해져도 큰 반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대체 56억 FA 외야수의 타격은 언제 깨어나는 것일까.
두산 외야수 정수빈(32)은 지난 1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SSG와의 시즌 12번째 맞대결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볼넷 2삼진 침묵했다.
출루는 1회 무사 1루서 제구가 흔들린 숀 모리만도에게 얻은 스트레이트 볼넷이 전부였다. 1-0으로 앞선 3회 선두로 등장해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3-3으로 맞선 5회에는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투수 땅볼로 무기력하게 물러났다.

두산 정수빈 / OSEN DB

4번째 타석이 가장 허무했다. 두산은 3-4로 뒤진 7회 1사 1, 2루 찬스서 허경민이 1타점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여기에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3루수 최정의 포구 실책이 나오며 1사 2, 3루 역전 찬스가 이어졌다. 그러나 56억 사나이는 또 다시 침묵했다. 1B-2S의 불리한 카운트서 노경은의 커브를 건드려 투수 야수선택으로 물러난 것. 타구를 잡은 노경은이 재빨리 3루에 던져 미처 귀루하지 못한 3루주자 김대한을 잡아냈다.
정수빈은 이후 4-5로 끌려가던 연장 10회 선두로 등장, SSG 마무리 서진용의 포크볼에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씁쓸하게 경기를 마쳤다. 시즌 타율은 종전 2할1푼8리에서 2할1푼4리로 하락했다.
두산 정수빈 / OSEN DB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 정수빈은 2021시즌을 앞두고 원소속팀과 6년 총액 56억원에 FA 계약하며 ‘종신 베어스맨’을 선언했다. 그러나 첫해 활약은 실망 그 자체였다. 시즌 시작과 함께 옆구리 부상으로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우더니 복귀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 속 6월 한때 타율이 1할8푼2리까지 떨어졌다. 수비력은 톱클래스였지만 저조한 타격으로 백업 김인태에게 자리를 내주기까지 했다.
정수빈은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9월 중순 기적적으로 반등했다. 언제 부진했냐는 듯 무섭게 타격감을 끌어올렸고, 9월 월간 타율 3할7리, 10월 2할8푼8리의 활약 속 팀의 극적인 가을야구 진출에 공헌했다. 그리고 그 감을 포스트시즌까지 가져가며 준플레이오프 MVP를 거머쥐었다. 그의 시리즈 3경기 성적 타율 4할6푼2리 5타점 장타율 .615 출루율 .563에 달했다.
문제는 작년 패턴이 올해도 그대로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6월 한때 타율을 2할5푼7리까지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7월 월간 타율 4푼5리라는 충격적 지표 속에 다시 시즌 타율이 2할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8월 들어서도 큰 반전 없이 월간 타율이 2할8리에 그치며 시즌 타율 2할대 초반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출루율 .278, 득점권타율 2할3푼8리라는 기록을 통해 그가 얼마나 올 시즌 방황을 거듭 중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정수빈은 사실 작년에도 팀이 101경기를 치른 시점에서 타율이 2할1푼5리로 저조했다. 그래도 그 때는 두산이 5위 SSG를 불과 3경기 차로 추격할 때였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14일 패배로 다시 2연패에 빠지며 롯데에게 6위 자리를 내줬고, 5위 KIA와의 승차가 5경기까지 벌어졌다. 두산이 작년처럼 날씨가 선선해질 때까지 정수빈을 기다릴 여유가 없다는 뜻이다. 이제 5강 미라클에 도전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56억원의 특급 계약과 함께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을 인지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하루빨리 그에 걸맞은 타격으로 팀에 보탬이 돼야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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