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 0-9로 뒤진 가운데 이대호(40)가 9회초 마지막 타석에 들어섰다. 관중석이 들썩였다. 원정 롯데팬들도 많았지만 KIA 홈팬들까지 함께 "대~호!"를 연호하며 응원했다. 모두 한마음이었다.
이대호는 깨끗한 우중간 안타로 화답했다. 1만2000여 명의 관중들은 크게 박수를 보냈다. 9-0이라는 스코어인데도 롯데팬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응원했다. 이대호는 앞선 7회에서도 중전안타를 날리며 멀티안타를 작성했다. 아직도 은퇴하기는 아까운 이대호의 두 번째 은퇴 투어가 열린 날이었다.
KIA 구단은 이대호에게 무등야구장 미니어처를 선물했다. 지난 2010년 8월 4일부터 14일까지 9경기 연속 홈런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바로 무등야구장에서 세계의 전설을 작성했다. 무등구장은 현재 리모델링을 하고 있다. 홈런이 떨어졌던 외야석은 철거되었다. 이대호의 당분한 깨기 힘든 기록을 기리는 값진 선물이었다.
이대호는 당시 13일 KIA 에이스 로페즈를 상대로 7회초 세 번째 타석에서 몸쪽으로 바짝 붙은 142km짜리 고속싱커를 공략해 솔로홈런을 날렸다. 입신의 타격술로 만든 8경기 연속포였다. 다음 날인 14일 2회초 김희걸(김건한으로 개명)을 상대로 2구 포크볼(135km)을 통타해 125m를 비행하는 중월 스리런 홈런을 터트려 9경기 연속 아치를 그렸다. 딱 12년 전 오늘이었다.
이대호의 2010년은 뜨거웠다. 도루를 제외하고 타격 7관왕에 올랐다. 타율(.364), 홈런(44개), 타점(133개), 안타(174개), 득점(99개), 장타율(.667), 출루율(.444) 1위를 차지했다. 투수들에게 이대호는 공포의 타자였다. 그 기세로 광주에서 9경기 연속 홈런이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이대호에게 광주는 좋은 기억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인지 "광주는 제 야구 인생에서 추억이 많았다. 9경기 연속 홈런을 칠 것도 광주였다. 특히 맛집도 많고 정겨운 지역이라 즐겁고 행복한 기억이 많다. 특별한 자리를 마련해주신 KIA타이거즈 구단에도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대호는 2010년의 파괴력은 줄었지만 은퇴 시즌에도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있다. 이날 타율을 3할2푼3리로 끌어올렸다. 13홈런, 56타점, OPS .834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6위, OPS는 11위의 기세이다. 서슬퍼렀던 28살 괴물타자는 마흔이 되어도 무섭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