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3km 쏘고 커브에 눈 떴다...포피치 신인왕, '첫 10승&규정이닝' 정조준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22.08.14 11: 08

"장난도 줄이고 있습니다".
작년의 아쉬움이었을까? 2 2021시즌은 전반기에 잘 나갔다. 괴물 루키라는 소리도 들었다. 2020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에서 승선하는 등 최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손가락 물집이 잡혔고, 덕아웃에서 계단을 잘못 디뎌 발목 부상을 입고 그대로 시즌 아웃됐다.
롯데 최준용과 경합끝에 신인왕에 올랐다. 그래도 풀타임을 못한 것이 걸렸다. 100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고졸 신인으로는 제몫을 다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 2022시즌에는 이의리(20)가 첫 풀타임 선발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벌써 100이닝을 훌쩍 넘겼다. 

지난 13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7승을 따냈다. 내용이 완벽했다. 7이닝을 10개의 탈삼진을 곁들여 2피안타 2볼넷 무실점 투구였다. 올들어 구속, 제구, 변화구 등에서 가장 뛰어난 구위를 과시했다. 스스로 "오늘은 다 좋았다"고 말할 정도였다. 
올해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바로 커브와 슬라이더의 완성도였다. 작년 시즌은 주로 체인지업을 변화구로 사용했다. 커브와 슬라이더는 미완성이었는데 올해 제구가 되고 있다. 이날도 체인지업은 단 2개만 던졌다. 대신 커브(19개)와 슬라이더(18개)를 같은 비중으로 던졌다. 
특히 커브에 눈을 떴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왼손 투수에게 커브는 절대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 페이스 오프, 즉 완급조절을 위해서는 커브가 필수적이다. 빠른 포심과 궤적이 완만한 빠른 슬라이더,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생각하는 타자들은 갑자기 느린 커브가 들어오면 대처 불가이다. 타이밍을 뺏는데 대단히 유용하다. 
이의리는 "커브가 좋아서 쓰고 있다. 체인지업이 안좋아서 안쓴 것은 아니다. 커브는 작년부터  나 혼자 던지면서 배웠다. (서재응) 코치 님이 계속 안좋을 때의 습관까지 지적하며 해주신다. 각이 좋을뿐더러 제구도 좋아졌다. 폼에 대해서 알려주셔서 플러스 요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의리는 데뷔 2년 만에 본격적인 포피치 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더욱이 이날 한동희를 상대로 최고구속 153km짜리 볼을 던져 삼진을 잡았다. 자신의 최다 구속 타이이다. 평균구속도 145km를 기록했다. 양현종의 뒤를 잇는 좌완 에이스의 길을 향해 가고 있다. 아직은 밸런스가 흔들리며 기복은 있다. 양현종도 완벽한 에이스가 되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 
이의리는 남은 경기에서 두 가지 유의미한 기록을 정조준하고 있다. 데뷔 첫 규정이닝(144이닝)과 첫 10승이다. 119⅔이닝을 소화했고 7승을 기록 중이다. 앞으로 8경기 정도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5이닝씩만 던져도 40이닝이다.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이다. 단, 아프지 않아야 한다. 그래서인지 "작년 내 실수로 다쳤는데 올해는 장난도 줄이고 있다. 안아프고 끝까지 던지겠다"고 약속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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