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스윙을 찾았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39)가 뜨거운 후반기를 보내고 있다. 지난 13일 롯데 자이언츠와의 광주경기에서는 선제 2타점 2루타와 쐐기타 등 4타수 2안타 3타점의 활약으로 9-0 승리를 거두었다. 최근 10경기 4할3푼6리, 후반기 3할8푼9리의 맹렬한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다.
2020시즌 생애 두 번째 타격왕에 올랐지만 2021시즌부터 갑자기 깊은 슬럼프에 빠졌다. 안과질환과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치며 타율 2할3푼3리, 12홈런, 56타점에 그쳤다. OPS도 .729에 불과했다. 2022시즌 전반기도 2할2푼7리, 7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 에이징커브(노쇠화)로 풀이됐다.
전반기 막판부터 최형우스러운 스윙이 나오며 고타율을 찍기 시작했다. 2020년 타격왕을 다시 보는 듯 했다. 급기야 이날은 4번타자로 복귀했다. 황대인에게 4번을 내주고 주로 6번 타순에 있었다. 활화산 타격을 하는데다 황대인이 살짝 부진하자 84일만에 4번타자로 출전했다.
바로 응답했다. 0-0이던 3회2사1,2루 풀카운트에서 빠르고 높게 비행하며 우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선제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최형우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와 스윙이자 타구 궤적이었다. 6회는 중전적시타까지 날려 2루 주자를 홈에 불러들였다. 최형우가 4번으로 복귀하자 타선의 응집력이 확실히 달라졌다.
최형우는 길었던 부진에 대해 "감이 안 좋다기 보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뭐가 있었다. 고민이 많았다. 원래 내가 치는 스타일의 타격 느낌이 있다. 경기전에 감독님이 자기 스윙 한다고 하셨는데 지금은 만족스럽다. 안타가 안되도 내 스타일대로 스윙하고 아웃되면 인정한다. 이제 그것이 돌아와서 편안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10개중 6~7개는 떠야하는데 7~8개가 땅볼로 아웃됐다. 떠서 죽어야 인정한다. 분명히 떠야 하는데 땅볼이 많았다. 내가 원하는 스윙을 못해 답답했다. 바가지 안타도 스윙 궤도가 좋아야 한다. 스윙궤도가 이상하니까 잡힐 수 밖에 없다. 이제는 원하는 스윙으로 원하는 코스로 짝짝 빠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4번 타순에 대해서는 마음을 내려놓았다. "대인에게 '감좀 빨리 잡으라'고 말했다. 잘쳐야 빨리 내 자리(6번) 찾는다. 4번타자는 대인이가 해야한다. 시즌 초반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6번으로 뒤에서 내가 할 수 있은 것 만 도와주고 싶다. 내가 나서서 해결하고 잘하기 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좋겠다"며 웃었다.
특히 후배들의 성장을 크게 반겼다. "박찬호, 이창진, 황대인 등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KIA에 온뒤로 이게 제일 좋다. 찬호도 그렇고.3~4년전만 해도 괜찮은 선수가 있다고 말했었다. (입대한 최)원준도 있었다. 크려면 시간 필요하다. 올해와 내년 커주어야 팀이 된다. 안되면 힘들었다. 3~4년 투자했는데 굉장히 잘하고 있다"며 박수를 보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