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핵잠수함’ 박종훈이 44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오랜만에 5이닝을 던져 체력적으로는 힘든 하루가 됐지만, 동료들의 믿음 덕에 원하는 결과를 얻었다.
박종훈은 1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의 시즌 11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4피안타(1피홈런) 4탈삼진 3사사구 2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팀은 8-2로 이겼다.
지난해 6월 팔꿈치 수술을 받고 약 1년간 재활의 시간을 보낸 박종훈은 올해 복귀전이었던 지난달 31일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에서 선발 등판해 3이닝 무실점으로 성공적인 복귀를 알렸다.
오랜만에 마운드에 올랐기 때문에 길게 던지지 않았지만 건강하게 복귀한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지난 6일 삼성전에서는 3이닝 5실점으로 애를 먹었다. 김원형 감독은 “오랜만에 홈구장 마운드에 올라 잘 하려고 하다가 흥분한 듯하다”고 했다.
박종훈은 잠실 원정에서 두산을 잡고 첫승을 거둔 후 “(삼성전에서) 부담보다는 욕심이 컸다. 잘 던져야 한다는 마음이 커서 과하게 반응한 듯하다”고 되돌아봤다. 김원형 감독은 평정심을 유지해야 한다고 박종훈에게 조언을 했다. 몸 상태나 구위에는 문제는 없어 세 번째 등판은 기대했다.
2회 솔로 홈런을 내주고 3회 다소 흔들렸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이후 안정감을 되찾고 5회까지 잘 막았다. 박종훈은 오랜만에 5이닝을 던졌다. 경기 후 그는 “(5이닝 마치고) 3회 끝난 줄 알았다. 힘들었다”면서 “지난 2경기도 3이닝씩 던졌다. 3이닝 이상 던진게 정말 오랜만이다. 정말 길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눈여겨볼 점은 이날 박종훈이 두산 타자들 상대로 93개의 공을 던졌는데 투심과 커브만 던졌다. 커브 30개, 투심 63개를 던졌다. 포심은 던지지 않았다. 그는 “포수 사인대로만 던졌다”고 말했다.
6년 만에 친정팀으로 돌아온 포수 김민식의 믿음이 있었다. 이날 김민식은 타석에서는 결승타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박종훈의 승리를 도왔고, 포수로 박종훈의 투구를 잘 이끌었다.
김민식은 “오랜만에 멀티안타를 기록했지만 사실 공격보다는 종훈이와 같이 오랜만에 호흡을 맞췄는 데, 종훈이가 승리투수가 될 수 있어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박종훈의 구종 선택을 두고 “종훈는 구속보다 무브먼트가 좋은 투수다. 그래서 가운데 위주로 투심을 많이 유도해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7년 트레이드로 KIA로 떠났던 김민식은 다시 트레이드로 친정팀으로 돌아왔다. 박종훈과 오랜만에 배터리를 이뤘다. 그 결과는 박종훈이 448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고, 2019년 7월 5일 잠실전(6이닝 4실점, 2자책점) 이후 1135일 만에 두산전 승리투수가 됐다. 또 데뷔 첫 생일날 승리투수가 됐고, 개인 통산 67승째를 올리면서 김광현(146승), 채병용(84승), 이승호(73승)에 이어 구단 역대 4위에 올랐다. 5위는 김원형 감독(66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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