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서 온 11년 만년 백업, 트레이드 성공신화를 한 번 써보려 해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13 04: 19

신본기(KT)에게 만년 백업이란 꼬리표를 더 이상 붙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이제는 줄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는 KT 내야진의 새로운 구세주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KT 위즈는 지난 12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2차전에서 9-5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3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53승 2무 45패를 기록했다.
승리의 주역은 신본기였다. SSG 상대 8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하며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2회 좌전안타로 몸을 푼 그는 4회 희생번트에 이어 6-2로 리드한 5회 1사 3루서 달아나는 1타점 적시타를 쳤고, 마지막 7-5로 근소하게 앞선 9회 2사 1루서 2점홈런으로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작년 10월 5일 수원 NC전 이후 311일 만에 나온 홈런이었다.

9회초 2사 1루 상황 KT 신본기가 달아나는 좌중간 투런포를 날리고 있다. 2022.08.12 / dreamer@osen.co.kr

경기 후 만난 신본기는 “팀이 3연패를 끊어 기분이 좋다. 그 동안 자주 못 나갔는데 오랜만에 나가서 많은 타석을 소화하다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며 “후반기 타격감이 괜찮은 편이다. 초반 안 좋았을 때 2군에서 감독님, 타격코치님과 많은 상의를 하고 도움도 받았는데 타격 타이밍과 관련해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신본기는 경남고-동아대를 나와 2012 롯데 2라운드 14순위 지명을 받고 한 팀에서만 쭉 활약했다. 롯데 시절 탄탄한 수비로 ‘기본기’라는 별명을 얻었고, 2018년에는 139경기 타율 2할9푼4리 11홈런 71타점으로 타격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프로 입단 후 기부 및 봉사활동을 꾸준히 펼치며 2017년 사랑의 골든글러브를 받기도 했다.
9회초 2사 1루 상황 KT 신본기가 달아나는 좌중간 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이강철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8.12 / dreamer@osen.co.kr
원클럽맨 신본기가 처음 이적 소식을 접한 건 2020년 12월. 당시 KT는 투수 최건과 2022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롯데에 내주는 대신 신본기, 박시영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신본기는 딕슨 마차도와 안치홍의 합류로 입지가 좁아지며 정든 롯데를 떠나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경험이 풍부한 멀티 내야수 신본기는 위기의 KT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초반 황재균이 코뼈 골절, 박경수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공백을 훌륭히 메운 그는 올해 장준원, 오윤석이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후반기 14경기 타율 3할5푼5리 1홈런 6타점 OPS .963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안정적인 수비까지 곁들여 현재 내야 한 자리를 차지한 상태다.
선수 또한 본인을 향한 구단의 기대치, 팀 내 역할을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신본기는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올 때 지금과 같은 역할을 기대하셨을 것이다. 이제 앞으로 그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 내가 주전급 활약을 하면 팀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KBO리그는 13일부터 이동이 잦은 이른바 죽음의 2연전 체제에 돌입한다. 내야수가 부족한 KT에게 후반기 3할타자 신본기의 등장은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그는 “난 체력적으로 많이 세이브 된 상태라 많이 나가도 된다. 어쨌든 우리가 지금 계속 위로 올라가야하기 때문에 힘을 계속 보태야 한다. 앞으로 경기에 최대한 많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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