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강제 휴식으로 일석이조를 누렸다. 지친 체력을 충전하며 2위 경쟁팀 키움과 격차를 가만히 앉아서 1경기 벌렸다.
LG는 지난 10~11일 대전 한화전이 연이틀 우천 취소됐다. 충청 지역에 호우 주의보가 뜨면서 대전에도 이틀 내내 비가 내렸고, 이틀 연속 경기를 치르지 못한 채 가벼운 연습으로 몸만 풀었다. 지난 8일 월요일 정기 휴식일에 이어 9일도 2연전 체제로 전환을 앞두고 KBO리그 전체가 쉬었다. 여기에 10~11일 경기까지 우천 취소되면서 LG는 4일 연속 휴식을 취하게 됐다.
지난 주말 키움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상승 분위기였던 LG였지만 강제 휴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류지현 LG 감독은 11일 경기가 우천 취소된 뒤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체력적으로 힘들었는데 좋은 충전의 시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너무 길게 쉬면 타자들의 감각에 좋을 게 없다. 류 감독은 “그런 부분도 걱정이 안 될 순 없지만 지난주 부산 원정을 갔다가 새벽 늦게 (서울로) 올라와 키움을 상대했다. (2위 경쟁팀이라) 선수들이 느끼는 부담이나 경기에서 쓰는 힘이 다른 시리즈보다 컸을 것이다”며 알게 모르게 피로가 누적된 선수들에게 재충전의 기회라고 설명했다.
풀타임을 치르는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칠 시기가 왔다. 공수주에서 쓰는 힘이 많은 박해민은 다리 컨디션이 100%가 아니라 10일 경기는 지명타자로 나갈 예정이었다. 류 감독은 “김현수도 발목이 좋지 않고, 문성주도 계속 수비를 나가다 보니 배트 스피드가 조금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조절을 해야 할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천 취소로 자연스럽게 관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야수뿐만 아니라 투수진도 힘을 비축할 수 있게 됐다. 류 감독은 “선발진이 부상 없이 원활하게 순항 중이다. (우천 취소로 등판이 미뤄진) 김윤식과 임찬규는 자연스럽게 한 턴을 넘기면서 휴식을 갖게 됐다. 케이시 켈리나 아담 플럿코도 힘 있는 상태로 들어갈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반겼다.
LG가 꿀맛 휴식을 취한 사이 경쟁팀 키움은 고척돔에서 롯데에 연이틀 덜미를 잡혔다. 주축 선수들이 코로나 확진으로 대거 이탈한 롯데에 당한 연패라 충격이 크다. 2~3위 LG와 키움의 격차도 1경기에서 2경기로 벌어졌다.
잇따른 우천 취소로 키움보다 5경기를 덜 치른 점이 시즌 막바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그때 가봐야 안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 당장 LG는 꿀맛 휴식으로 재충전하며 키움과 승차도 벌리는 일석이조를 누리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