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이상민과 문용익이 10일 대구 KIA전에서 무실점을 합작하며 3-2 재역전승에 이바지했다.
선발 수아레즈에 이어 1점 차 앞선 7회 마운드에 오른 우규민은 박동원의 좌익수 왼쪽 2루타, 박찬호의 좌전 안타로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창진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2사 2루. 나성범이 타석에 들어섰다.
그러자 삼성 벤치는 우규민 대신 좌완 이상민을 투입했다. 접전 상황에서 바통을 이어받은 이상민은 풀카운트 끝에 6구째 140km 묵직한 직구로 나성범을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추가 실점 위기를 잠재운 이상민은 관중들의 박수갈채를 받으며 덕아웃으로 향했다.
이상민은 8회 선두 타자 황대인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켰다. 소크라테스, 최형우, 김선빈 등 상대 강타선으로 연결되는 상황이었지만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상민은 소크라테스와 최형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이날 임무를 마쳤다.
2시 1루에서 삼성 벤치는 문용익 카드를 꺼내 들었다. 문용익은 첫 타자 김선빈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문용익은 9회 첫 타자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류지혁, 박찬호, 이창진 모두 범타 유도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연장 10회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오승환 또한 세 타자를 깔끔하게 처리하며 안방 팬들 앞에서 끝판대장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다. 연장 10회말 공격 때 1사 2,3루 기회를 잡은 삼성은 피렐라의 끝내기 안타로 해피 엔딩을 장식했다.
이상민과 문용익은 전반기까지 추격조 역할을 맡았으나 최근 들어 승부처에 투입해도 될 만큼 계산이 서는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박진만 감독 대행과 정현욱 투수 코치의 환상 호흡이 이룬 결과물이다.
이상민은 2018년 가을 넥센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뒤 미아 신세가 될 뻔했으나 정현욱 코치의 추천으로 삼성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게 됐다. 지난해까지 1,2군을 오갔으나 올해 들어 확실히 좋아졌다. 25경기에서 4홀드 평균자책점 2.30을 기록하는 등 삼성 계투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문용익 또한 후반기 9경기에 등판해 0.8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는 등 승부처에서 믿고 꺼낼 수 있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이들의 올 시즌 연봉을 합치면 정확히 1억원이다. 이쯤 되면 '가성비 갑'이라는 표현이 잘 어울릴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