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드 거부권 불똥, 꼴찌팀에 간 거포의 원망 "내가 왜…짜증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11 04: 33

하루아침에 내셔널리그(NL) 꼴찌 팀으로 트레이드된 선수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동료였던 에릭 호스머(33·보스턴 레드삭스)의 트레이드 거부에 의해 대체 카드로 넘어간 거포 1루수 루크 보이트(31·워싱턴 내셔널스)는 원망이 가득하다. 
미국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10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 마감 시한이었던 지난 3일 워싱턴으로 트레이드된 보이트의 사연을 전했다. 샌디에이고는 외야수 후안 소토, 1루수 조쉬 벨을 받으면서 투수 맥켄지 고어, 잘린 수사나, 내야수 CJ 에이브람스, 외야수 로버트 하셀 3세, 제임스 우드 그리고 1루수 보이트까지 워싱턴에 보내는 2대6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당초에는 보이트가 포함되지 않은 트레이드였다. 또 다른 1루수 호스머가 워싱턴으로 가는 6명의 명단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트레이드 거부권을 갖고 있던 호스머가 워싱턴행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샌디에이고는 보이트를 대체 카드로 보내 딜을 완료했다. NL 꼴찌 팀 워싱턴을 원치 않았던 호스머는 보스턴으로의 트레이드는 수락했다. 

샌디에이고 시절 루크 보이트. 2022.06.12 / dreamer@osen.co.kr

6회말 2사 1, 2루 상황 샌디에이고 루크 보이크가 동점 좌월 스리런포를 날리고 홈을 밟은 뒤 에릭 호스머(왼쪽)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2.05.28 /dreamer@osen.co.kr
호스머의 트레이드 거부에 따른 불똥이 보이트에게 튀었다.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과 인터뷰에서 보이트는 “내가 호스머 같은 상황에 처했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실망스럽지만 선수라면 누구나 월드시리즈 우승 기회가 있는 팀에 가고 싶어 한다”며 애써 상황을 받아들이려 노력했지만 속상함은 감추지 못했다. 
트레이드 이후 호스머와 연락했는지에 대한 물음에 보이트는 잠시 말을 멈췄다. 그는 “연락 안 했다. 뭐 어쩔 수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호스머의 결정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원망이 드는 건 어찌할 수 없다. 
지난 3월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에서 샌디에이고로 온 보이트는 82경기 타율 2할2푼5리(298타수 67안타) 13홈런 48타점 OPS .733을 기록했다. 타율은 낮아도 일발 장타력으로 샌디에이고 중심 타선을 지켰다. 팀도 6월23일까지 NL 서부지구 1위를 달리며 월드시리즈 우승의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샌디에이고 김하성(왼쪽)이 경기 시작을 앞두고 더그아웃에서 동료 루크 보이트와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2022.06.05 / dreamer@osen.co.kr
보이트는 “스프링 트레이닝 때 샌디에이고로 오면서 남은 계약 기간은 계속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아내도 팀 동료들의 아내들과 친구가 되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도시) 코로나도는 살기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을 두고서 떠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정든 이들과 이별을 아쉬워했다. 
지난 2017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 데뷔한 보이트는 2018년 시즌 중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됐다. 올해 샌디에이고까지 거치는 팀마다 우승권에서 뛰었던 그에겐 리빌딩 중인 꼴찌 팀이 낯설 수밖에 없다. 보이트는 “워싱턴에 올 줄 몰랐다. 워싱턴은 젊은 유망주를 원한다. 고어, 에이브람스를 빼고 전부 마이너리그 선수들이다. 더 젊은 방향으로 갈 줄 알았는데 나를 여기 데려온 건 뭔가 좀 특이한 것 같다”며 “난 항상 베테랑 선수들과 함께 매일 승리를 기대하는 팀에서 뛰었다”고 거듭 아쉬움을 표했다. 
[사진] 워싱턴 루크 보이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래도 현실을 계속 부정할 순 없다. 보이트는 “그래도 즐기고 있다. 재미있다. 난 최고의 동료가 되고 싶다. 여전히 빅리그에서 해야 할 일이 있고, 불평불만을 할 수 없다”며 “지난달부터 몇 가지 기술적 변화를 주고 있다. 나 자신의 모습을 찾고 있다”고 자신했다. 워싱턴에 와서 6경기를 뛴 보이트는 20타수 7안타 타율 3할5푼 2홈런 3타점 OPS 1.108로 활약 중이다. 마음은 너무 착잡하지만 방망이로 제 할일을 하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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