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리그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
류지현 LG 감독은 지난 7일 잠실 키움전에서 5-0으로 승리한 뒤 선발승을 거둔 외국인 투수 아담 플럿코(31)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이날 플럿코는 6⅔이닝 4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키움 타선을 압도했다. 키움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거둔 LG는 2위를 탈환하며 1경기 차이로 앞서나갔다. 2위 싸움 중인 키움 상대로 거둔 승리라 의미가 컸다.
류 감독은 “결과에 따라 (키움에) 1경기 앞서갈 수 있고, 또 벌어질 수 있는 의미가 큰 경기였다. 그런 경기에 플럿코가 자기 페이스대로 던지는 모습을 봤을 때 앞으로 중요한 경기들, 단기전이나 이런 긴장감 있는 경기에서도 충분히 그 이상 역할을 해줄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플럿코 영입은 LG로선 큰 결단이었다. 지난해 23경기 115⅓이닝을 던져 규정이닝 미달이었지만 10승2패 평균자책점 2.18로 활약한 좌완 앤드류 수아레즈(일본 야쿠르트)와 재계약하지 않고 데려온 투수다. 검증된 10승 투수를 포기하고 데려올 때만 해도 우려가 없지 않았지만 기우였다. LG의 눈은 틀리지 않았고, 결단이 적중했다.
플럿코는 올 시즌 21경기에서 126⅔이닝을 던지며 11승4패 평균자책점 2.56 탈삼진 120개 WHIP 0.99 피안타율 2할3리를 기록 중이다. 다승·WHIP·피안타율 3위, 탈삼진 4위, 이닝 6위, 평균자책점 7위로 주요 지표 상위권에 속해있다. 불같은 강속구는 아니어도 5가지 구종을 안정된 커맨드로 던지며 갈수록 이닝 소화력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수아레즈의 승수, 이닝을 이미 넘었다.
특히 지난 6월14일 잠실 삼성전에서 8⅓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14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둔 뒤에는 리그 최고 투수로 올라섰다. 이날부터 최근 9경기(58⅔이닝) 6승1패 평균자책점 1.38 탈삼진 62개 WHIP 0.72 피안타율 1할5푼9리로 압도적인 성적을 내고 있다. 이 기간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WHIP 1위, 이닝·피안타율 2위.
리그 적응기를 거쳐 완전히 자리를 잡은 모습이다. KBO리그 4년차가 된 케이시 켈리와 함께 강력한 외인 원투펀치를 구축해 LG의 2위 싸움을 이끌고 있다. 향후 포스트시즌 큰 경기에서 더욱 큰 존재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플럿코의 페이스가 갈수록 좋지만 벤치에서도 그만큼 관리를 한다. 키움전에서 90구밖에 던지지 않은 플럿코를 5-0으로 앞선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우영으로 교체했다. 앞서 2일 사직 롯데전(6이닝 86구)에 이어 4일 휴식 등판이라는 점을 고려했다.
류 감독은 “주 2회 등판이라 플럿코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주면서 (8~9일) 이틀간 경기가 없는 상황을 감안했다. 정우영도 경기 감각 유지 차원에서 던져야 했다”고 설명했다. 플럿코를 아끼면서 최근 페이스가 안 좋은 정우영을 부담이 덜한 상황에 투입해 자신감을 찾게 하는 일석이조 효과도 누렸다. 이날 정우영은 이지영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태진을 투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