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의 가장 큰 매력이다. 호세 피렐라(삼성)가 가족 앞에서 끝내기 안타를 터뜨렸다.
지난 2월 4일 입국 후 홀로 지냈던 피렐라는 아내 약세니와 딸 아이타나를 향한 그리운 마음을 드러냈다. 가족과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아쉬움은 영상 통화로 달래야 했다.
지난달 16일 올스타전 때 만난 피렐라는 "가족들과 함께 왔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특히 딸 아이타나가 이 자리에 왔었다면 정말 좋아했을 텐데 아쉽다"고 털어놓기도.
아내 애슐리, 아들 브래들리, 딸 릴리와 함께 지내는 데이비드 뷰캐넌을 보면서 늘 부러웠던 피렐라. 드디어 8일 가족과 다시 만나게 됐다. 아내 약세니와 딸 아이타나는 8일 한국에 도착했다.
아내 약세니와 딸 아이타나는 10일 KIA와의 홈경기가 열리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찾았다. 2-2로 맞선 삼성의 연장 10회말 공격. 김지찬의 우전 안타와 김현준의 몸에 맞는 공 그리고 대타 김성윤의 희생 번트로 1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타석에는 피렐라. 고영창과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 김지찬은 여유 있게 홈을 밟으며 짜릿한 승리를 장식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피렐라는 "올스타전 때 가족과 함께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오랜만에 가족을 다시 만나 너무 좋고 가족 앞에서 이겨 더욱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또 "솔직히 상대 팀이 내게 승부 안할 줄 알았다. 나와 승부한다는 걸 알게 되고 타석에 집중하고 최대한 좋은 공을 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6일 문학 SSG전 이후 연패 사슬을 끊는 데 큰 공을 세운 그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선수들 모두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 선발 수아레즈가 굉장히 잘 던졌다". 피렐라의 말이다.
박진만 감독 대행 체제 이후 삼성의 응집력이 좋아졌다는 평가가 끊이지 않는다. 이에 피렐라는 "(팀 응집력이) 굉장히 좋아진 것 같다. 서로 믿고 의지하면서 더 좋은 시너지가 나오는 것 같다. 앞으로도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덥고 습한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체력 관리에도 더욱 신경 써야 할 시기. 피렐라는 "굉장히 덥고 습한 날씨지만 체력 관리는 따로 하지 않는다. 날씨에 상관없이 경기장에서 열심히 운동하는 게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피렐라에게 후반기 목표를 물었다. 그는 조금의 망설임 없이 한 마디 던졌다. "우승"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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