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1에도 이러는 팬들, 팀 롯데는 어쩔 것인가
OSEN 백종인 기자
발행 2022.08.10 09: 07

[OSEN=백종인 객원기자] 지난 달 24일이다. 부산에서는 잊을 수 없는 날이다. 홈 팀 롯데가 참담한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스코어 0-23. 프로야구 40년 동안 최다 점수차다. 한 점도 못 뽑고 지리멸렬했다.
상대는 KIA 타이거즈다. 그 때만해도 중위권 싸움 라이벌이었다. 그러나 홈 3연전을 싹쓸이 당했다. 이날이 바로 스윕패가 결정된 날이다. 하위권 추락의 갈림길이었다.
팬들은 분노했다. 며칠 뒤 트럭 시위로 이어졌다. 50여 명 팬들의 모금으로 이뤄졌다. 서울 롯데 월드타워 앞에 격문이 내걸렸다. “신동빈 구단주님 결단을 내려주십시요.”성민규 단장과 래리 서튼 감독의 경질을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부 롯데 팬들이 잠실 롯데 월드타워 앞에서 트럭시위를 벌이는 모습 / 롯데팬 제공
진짜 대단한 팬들은 따로 있다. 당시 주말 시리즈(7월22일~24일)에는 사흘 내리 1만 명을 넘겼다. 대참사 당일도 1만 881명이 유료관중으로 입장했다.
5회 초. KIA가 10점을 추가했다. 스코어는 0-21이 됐다. 이미 물 건너간 승부다. 더위에 그냥 있는 것도 힘들다.  욕하면서 돌아서도 뭐랄 사람 아마도 없다. 그런데 상당수가 자리를 지킨다.
그냥 앉아 있는 정도가 아니다. 기 죽을 까봐 박수 치고, 유니폼도 흔들어준다. 흥겨운 춤으로 용기도 북돋운다. 괜찮다며 다독여주기도 한다. MBC Sports+ 중계팀이 화면에 잡은 그림만 한두 컷이 아니다.
0-21로 지고 있는 5회 말에도 롯데를 응원하는 홈 팀 팬들의 모습  MBC Sports+ 중계화면
올 시즌도 홈 구장 관중수는 순위를 따라간다. 압도적 선두 SSG 랜더스가 흥행도 성공했다. 누적 64만명을 넘겼다. SK시절 이래 23년 만의 첫 1위가 현실로 다가온다. 2위는 LG 트윈스다. 랜더스보다 2경기 덜 했지만 60만을 넘었다. 40년 동안 19번이나 관중 1위를 차지했던 팀 아닌가. (8월 9일 현재)
의외인 것은 롯데 자이언츠다. 부진한 성적에도 47만 명을 넘겼다. 전통적인 인기 팀 두산, KIA, 삼성을 앞선 3위다. 경기당 따져도 평균 8959명이 사직 구장을 찾았다.
‘봄데’ 시절은 그렇다 치자. 1만 명은 우습지도 않았다. 4~5월에만 10번이나 넘었다. 5월에는 이틀 연속 만원사례도 기록했다. 그런데 시큰둥한 요즘도 식지 않는다. 토요일인 6일 NC 다이노스전에는 1만 명에 육박했다. 9584명이나 티켓을 구매했다.
한국야구위원회 <8월 9일 현재>
염치라는 게 있다.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다.
'팀 롯데’ 모두가 마찬가지다. 사장, 단장, 감독, 코치는 당연하다. 책임을 느낄 위치다. 물론 선수들도 자유로울 수 없다. 가장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했다. 더 이상 보살팬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
칼럼니스트 일간스포츠 前 야구팀장 / goorad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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