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 염소의 저주’ 깬 2405억 사나이, 288억 연봉 보장받고 방출 신세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8.10 05: 24

 2016년 시카고 컵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월드시리즈 7차전, 연장 10회를 앞두고 클리블랜드 프로그레시브 필드에는 비가 내려 경기가 잠시(17분) 중단됐다. 컵스는 8회초 6-3으로 앞서다 8회말 마무리 아롤디스 채프먼을 투입하고도 6-6 동점을 허용해 쫓기는 분위기였다.
우천 지연 때 컵스의 제이슨 헤이워드는 명연설을 남겼다. 팀 미팅에서 동료들에게 한마디 했다. 그는 “어떤 일이 일어났든, 다 잊어버리자. 이미 지나간 일이다. 우리는 여전히 최고의 팀이다. 우리는 이 경기를 이길 것이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이후 경기는 재개됐고, 컵스는 연장 10회 8-7로 승리하며 1908년 이후 108년 만에 감격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컵스는 9일(이하 한국시간) 내년까지 계약된 헤이워드를 올 시즌이 끝나면 방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6월말 무릎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헤이워드는 올 시즌 남은 경기에도 출장하지 않는다.

[사진] 시카고 컵스의 제이슨 헤이워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헤이워드는 2007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전체 14순위)로 애틀랜타에 지명됐고, 2010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2015년 세인트루이스에서 타율 2할9푼3리 13홈런 60타점 OPS .798을 기록하고 FA 자격을 얻었다. 2010년 데뷔 첫 해 올스타에 뽑혔고 신인상 투표 2위에 올랐다. FA가 되기까지 6시즌을 뛰면서 골드글러브를 3회 수상했다. 매년 두 자릿수 홈런을 치고, 20도루도 3차례 기록했다.
컵스는 2016시즌을 앞두고 호타준족의 외야수 헤이워드를 8년 1억 8400만 달러(약 2405억원)에 장기 계약을 했다.
계약 첫 해 142경기에서 타율 2할3푼 7홈런 49타점 OPS .631로 커리어 평균 보다 낮은 성적으로 부진했는데,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로 활약했다.
그러나 2016~2017시즌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나 시즌이 계속될수록 잔부상도 있고, 성적은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는 104경기에서 타율 2할1푼4리 8홈런 30타점 OPS .627을 기록했다. 올해는 48경기 타율 2할4리 1홈런 10타점 OPS .556으로 바닥까지 내려갔다. 한창 나이인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을 뛰면서 실망스런 성적을 남겼다.
제드 호이어 컵스 사장은 “헤이워드와 미래의 방향성에 대해 많이 논의해서 결정했다. 합리적인 부분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컵스는 헤이워드 대신 젊은 다른 선수들에게 출장 기회를 주려고 한다. 컵스의 외야진은 스즈키 세이야, 이안 햅이 있다. 크리스토퍼 모렐, 넬슨 벨라스케스를 중견수로 키울 계획이다. 내년에는 톱유망주 브레넌 데이비스도 빅리그 출장 경험을 줘야 한다.
결국 올 시즌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고 부상으로 이탈한 헤이워드와 결별하기로 결정했다. 내년은 8년 계약의 마지막 해, 헤이워드의 내년 연봉 2200만 달러(약 288억원)을 부담하면서 방출하기로 했다.
호이어 사장은 헤이워드에 대해 “훌륭한 팀 동료, 훌륭한 수비였다. 그는 매일, 매년 오프시즌마다 가장 열심히 노력했다. 그게 내가 기억하는 모습이다”며 “많은 면에서, 그는 컵스의 저주를 깨고 팬들에게 평생의 추억을 선사한 선수단의 감정적인 리더였다. 그는 그렇게 기억돼야 한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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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6년 월드시리즈 우승 당시 컵스 선수들과 제이슨 헤이워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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