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투수들 중에서 키움 한현희(29)는 최대어로 꼽힌다.
서른을 앞둔 어린 나이에, 선발과 불펜 모두 경험이 있는 전천후. 사이드암의 장점도 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제구 난조로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한현희는 여전히 예비 FA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고, 대박이 가능할까.
전반기 마지막 경기였던 7월 8일 NC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한현희는 후반기 첫 등판인 7월 26일 KT전에서 4이닝 7피안타 2사구 4실점으로 부진했다.
지난 2일 SSG와의 경기에선 불펜으로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주말 선발 등판을 앞두고 불펜 알바를 잠깐 한 것. 지난 6일 LG전에 선발 등판해 3⅔이닝 5피안타 3볼넷 2사구 7실점으로 무너졌다. 1회에만 볼넷 2개, 사구 2개를 내줬고, 밀어내기 사구도 허용했다. 1회 4실점, 4회 3실점으로 무너졌다.
키움은 지난 7일 한현희를 1군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한현희는 재정비가 필요하다. 지난 KT전도 그렇고 제구와 밸런스에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며 “한현희는 경기 결과에 기대감이 많이 떨어져, 원래 다음 주에 한현희의 선발 등판 순서를 바꾸려는 계획이 차질이 생겼다”고 말했다.
안우진, 요키시, 최원태, 애플러, 정찬헌, 한현희 등 선발 자원이 있는 키움은 선발 투수들이 돌아가면서 열흘 휴식으로 체력 안배를 해 왔다. 후반기 들어 불펜이 흔들리면서 선발의 불펜 합류도 고려했는데, 한현희의 부진으로 마운드 운영 계획을 고심해야 한다.
2012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2순위)로 히어로즈에 입단한 한현희는 데뷔 초에는 불펜 투수로 활약하며, 2013~2014년 2년 연속 홀드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선발로는 2018년 두 자리 승수(11승)을 거두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현희는 지난 1월 발목 인대 부상으로 스프링캠프 합류가 불발됐고, 재활 후 4월말에 처음으로 등판했다. 첫 경기(선발)에서 2⅓이닝 9실점으로 난타당하자, 이후 불펜 투수로 뛰었다.
5월말에 다시 선발진에 합류해 전반기에 12경기 4승 2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했다. 하지만 후반기 제구 난조로 3경기 1패 평균자책점 10.24의 부진에 빠졌다. 시즌 전체 성적은 15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5.33을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2012년 데뷔 이후 가장 높다. 커리어 로우인 셈.
키움은 2위 경쟁에서 한 발 밀려 있어, 한현희가 빠른 시간에 재조정을 하고 1군에 복귀하는 것이 팀과 선수 모두 절실할 것이다. 한현희는 지난해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으로 KBO와 구단의 출장 정지 징계(총 51경기)를 받는 바람에 FA 취득이 올해로 미뤄졌다.
그럼에도 만 30세 나이에 FA 첫 시즌이 된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한창 전성기 구위를 유지할 수 있는 나이다. 후반기 남은 경기에서 성적으로 보여줘야 가치가 더 올라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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