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좌타 거포’ 전의산(22)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하지만 선배들의 도움으로 잘 이겨내고 있다.
지난 6월 부진하던 외국인 타자 케빈 크론 대신 1군에 올라와 1루수로 뛰기 시작한 전의산은 외국인 타자 교체 후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6월 한 달간 타율 3할3푼3리, 3홈런, 17타점으로 눈도장을 찍은 그는 후반기 들어 기복을 보이기도 했으나 이내 제 페이스를 잃지 않고 버텨냈다.
전의산은 한마디로 잘 때리고 잘 달린다. 키 188cm, 큰 체격에도 발이 빠른 편이다. 반사 신경이 좋고 집중력도 좋은 선수다. 타석에서는 거침없이 방망이를 휘두른다. 자신감 있게 타격을 한다.
그런 그도 최근엔 고민이 커지고 있다. 잘 때리는 신인의 등장에 상대 팀, 투수들이 견제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변화구도 더 섞어 던지고, 몸 쪽 승부도 적극적이다.
전의산은 지난달 31일 KIA전부터 지난 5일 삼성전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타격감이 좋지 않아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기도 했다.
생글생글 웃으며 밝은 표정으로 선배들의 굄을 받던 그에게 말 못 할 고민이 생겼다.
전의산은 “결과가 안 나오면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도 감독님이 믿어주시는데, 기대에 부응해야할 것 같은데 내 생각대로 되지 않으니 답답할 때가 있다”고 털어놨다.
김원형 감독은 전의산을 향해 “유망주였는 데 올라와서 팀에 도움이 됐다. 자기 몫은 충분히 하고 있다. 경험을 쌓고 있고 앞으로 선수 생활을 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즐거움을 갖고 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사령탑도 어린 선수가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하고, 체력 관리를 통해 여유를 갖고 경기를 볼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전의산은 “야구가 재미는 있다. 좋다. 그런데 결과가 안 나오면 마음이 답답해지는 것도 어쩔 수가 없는 듯하다. 전반기보다 후반기 들어 원하는 결과가 잘 나오지 않는다. 그래도 즐기려고 노력 중이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런 그를 위해 KBO리그 홈런왕이자 SSG ‘해결사’인 최정도 나섰다. 최정은 전의산에게 도움을 주고자 영상 하나를 전의산에게 보냈다. 그 영상은 세계 최초 5연타석 홈런이라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을 세운 타자의 것이었다.
전의산은 “최정 선배님이 일본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 영상을 보라고 하셨다. 나와 비슷하다면서 연구해보라고 했다. 조언도 잘해주시고 신경 써주셔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최정이 전의산에게 보내준 영상의 주인공 무라카미는 지난 2일 일본 도쿄 메이지 진구구장에서 열린 2022 일본 프로야구(NPB) 주니치 드래건스와 홈경기에서 4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첫 타석과 두 번째 타석에서 잇따라 홈런을 날렸다.
지난달 31일 한신 타이거스와 원정 경기에서 7회 솔로 홈런, 9회 솔로 홈런, 연장 10회 2점 홈런으로 3 연타석 홈런을 친 무라카미는 이날 연타석 홈런으로 세계 최초 5연타석 홈런이라는 기록을 작성했다.
최정은 “(무라카미가) 5연타석 홈런 쳤다고 해서 영상 보다가 의산이하고 생김새도, 체구도, 타격 스타일도 비슷해서 영상을 한 번 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전의산은 “즐기려고 하는 데 아무래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래도 이겨내겠다. 감독님도 믿고 기회를 주시고, 선배들도 많은 도움을 주신다. 즐기면서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의산은 지난 6, 7일 삼성전에서 5안타를 몰아쳤다. 다시 타격감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시즌 타율은 2할9푼2리를 기록 중이다. 남은 시즌 SSG가 우승에 도전하는 데 힘을 잘 보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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