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창진(31)이 생애 처음으로 월간 MVP에 올랐다.
이창진은 기자단 투표 총 32표 중 11표(34.4%), 팬 투표 388,327표 중 165,021표(42.5%)를 받아 총점 38.44점으로 KBO 리그 데뷔 이래 첫 처음으로 월간 MVP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었다. 접전을 펼친 SSG 외국인투수 폰트(총점 24.98점)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그만큼 7월의 성적이 압도적이었다. 4할7푼6리로 타율 1위를 차지했고, 출루율 4할9푼2리로 단연 1위였다. 타석에 들어서면 두 번 가운데 한 번은 출루했다는 것이다. 특히 월간 안타 30개(2위)를 쳤다. 비결은 레그킥을 버리고 미리 왼발을 내딛는 독특한 폼이었다. 타이밍을 잡는 신의 한수가 되었고, 모든 구종의 볼에 대응이 가능해졌다.
데뷔 이후 설움을 씻어내는 월간 MVP 수상이었다. 2014년 롯데에 입단했으나 두 타석 출전에 그쳤고, 2015년 신생 KT 위즈로 이적했다. 그러나 20타석만 소화하고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다. 돌아와도 자리가 없었고, 2018년 6월 오준혁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고 2019년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133경기, 470타석, 타율 2할7푼, 6홈런, 48타점, 57득점, OPS .746을 기록했다. 신인왕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잡는 듯 했으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허리 통증이 도진데다 햄스트링 부상까지 겹쳐 2020년 22경기 99타석 소화에 그쳤다. 2021년에는 105경기, 253타석을 소화하며 다시 기지개를 켰으나 타율 2할9리의 부진에 시달렸다. 다시 주전이 아닌 백업요원으로 돌아갔다.
2022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달랐다. 등번호도 66번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스프링캠프에서 1군이 아닌 퓨처스 팀에서 출발했다. 김석환, 고종욱, 이우성이 1군 명단에 이름을 넣었다. 개막 1군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했다.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 했으나 고종욱 부상, 김석환 부진이 겹치며 4월 21일 콜업을 받았다.
홈런포를 날리며 타율 3할3푼3리의 활발한 타격을 펼쳤고, 5월 중순부터 주전 좌익수로 자리를 잡았다. 6월에는 2할6푼4리로 주춤했으나 7월들어 레그킥을 버리면서 무서운 타격 기세를 보였다. 이제는 주전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무게감 있는 활약을 하고 있다. 8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날리며 2019시즌을 웃도는 커리어하이를 찍고 있고, 생애 첫 월간 MVP까지 거머쥐었다.
그러나 8월 들어 타격기세가 또 주춤하다. 6경기에서 20타수 2안타, 타율 1할에 그치고 있다. 잘맞은 타구들이 잡히는 이유도 있지만 상대가 다른 공략법으로 상대하는 이유도 있다. 진정한 3할타자가 되기 위해 또 한 번의 벽을 넘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다시 한 번 숙제를 안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7월 월간 MVP는 진화한 이창진의 상징임에는 분명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