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스에서 뛰고 있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 코로나19 돌발 변수가 가져온 행운을 잡은 걸까. KBO리그 MVP 출신인 로하스가 부진에서 벗어날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로하스는 지난 3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대타로 나와 무안타를 기록했고, 다음날인 4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시즌 초반부터 1할대 타율로 부진했던 로하스는 6월 중순부터는 주로 대타로 출장해 왔고, 7월에 팀의 20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경기는 고작 3경기였다. 7월까지 타율 1할9푼8리(96타수 19안타) 4홈런 11타점으로 부진했다. 결국 8월 첫 타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2군행을 통보 받았다.
그런데 로하스는 2군에 내려가자마자 하루 만에 다시 1군으로 돌아왔다. 한신은 4일 오야마 유스케와 호조 후미야 2명의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엔트리에서 빠져야 했다. 이들의 갑작스런 공백으로 인해 한신은 2군에 내려간 로하스를 코로나 특례 규정으로 5일 1군 엔트리에 복귀시켰다. 뜻밖의 행운이었다. 규정대로라면 최소 열흘이 지나야 1군 복귀가 가능했을터, 타격 부진으로 말소돼 상당 시간이 필요했을 수도 있다.
로하스는 5일 복귀하자마자 마쓰다 줌줌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전에 7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1-0으로 앞선 4회 좌월 투런 홈런(시즌 5호)을 쏘아올려 3-0으로 점수 차를 벌렸다. 한신이 3-2로 승리하면서 로하스의 투런포는 값진 승리를 가져오는 결정적인 홈런포가 됐다.
7월 14일 요미우리전 홈런 이후 오랜만에 손맛을 봤고 6경기 8타수 무안타 끝에 나온 안타였다. 이날 3타수 1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모처럼 선발 출장 기회를 살렸다.
로하스는 6일 히로시마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 포함됐고, 4타수 2안타 2삼진으로 좋은 타격감을 이어갔다. 그리고 7일 히로시마전에도 좌익수로 출장해 3타수 1안타 1홈런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로하스는 첫 타석 뜬공 아웃, 2번째 타석 볼넷을 골랐다. 한신은 2-5로 뒤진 5회 로드리게스의 투런 홈런으로 4-5로 추격했고, 로하스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백투백 홈런을 터뜨려 5-5 동점을 만들었다. 한신은 이후 8회 2점을 뽑아 7-5 역전승을 거뒀다.
로하스는 8월 4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타율 3할6푼4리를 기록 중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시 1군에 올라온 이후 3경기 2홈런, 반전의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로하스는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이탈한) 여기에 없는 팀 동료의 공백을 메우고 싶어 필사적이었다. 기회라고 생각하고 있다. 감독이 경기에 출장시켜 준 덕분이다”고 말했다.
한신은 로하스 등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하면서, 7월 중순 외국인 타자 로드리게스를 추가로 영입했다. 그러면서 로하스의 입지는 줄어들었다. 과거 일본 오릭스에서 뛴 경험이 있는 로드리게스는 올해 마이너리그 트리플A에서 42경기 12홈런을 기록한 후 한신의 러브콜을 받았다. 로드리게스는 한신 합류 후 12경기에서 타율 2할5푼6리(39타수 10안타) 2홈런 9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팀 동료의 코로나 확진으로 출장 기회를 잡은 로하스가 좋은 타격감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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