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SSG 랜더스 마운드에 1984년생 베테랑 우완 노경은(38)이 없었다면 어땠을까. 현재까지는 SSG가 선두를 지킬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로는 노경은의 기여가 분명 크다.
SSG는 지난 7일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시즌 12차전에서 7-6 승리를 거두며 2연승에 성공했다. 6일 경기도 7-6로 이겼다. 이틀 연속 1점 차 짜릿한 승부였다.
6일 경기에서는 9회까지 6-6으로 승패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이날 연장전 불펜 싸움에서 밀렸다면 3연전 마지막 날은 더 부담이 클 수도 있었다. 하지만 노경은의 2이닝 호투 덕분에 5일 1-3 역전패를 설욕하고 승리의 기운을 7일까지 이어 갔다.
노경은은 6일 경기에서 10회초 등판해 까다로운 외국인 타자 피렐라를 유격수 뜬공으로 잘 잡았고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오재일과 승부에서는 초구에 시속 138km의 슬라이더를 던져 파울로 만들었다. 2구째는 시속 109km짜리 너클볼이었다.
노경은은 3구째에 다시 좌타자 오재일 몸쪽으로 109km짜리 너클볼을 던졌으나 볼이 됐다. 하지만 4구째에는 시속 133km짜리 포크볼을 바깥쪽으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양준혁 해설 위원은 “정말 상대하기 어려운 투수다. 나이가 들수록 잘 던지는 듯하다”고 칭찬했다.
노경은은 강민호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그는 11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오선진에게 우전 안타, 김태군에게 보내기 번트를 내줬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1사 2루에서 강한울을 중견수 뜬공, 김지찬을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1루수 오태곤의 호수비 도움을 받기도 했지만, 노경은은 2이닝을 잘 막았다.
경기는 연장 11회말 SSG의 끝내기 안타가 나왔고, 노경은은 시즌 9승째를 챙겼다. 양준혁 위원을 비롯해 박재홍 해설위원까지 노경은이 마운드에 있던 2이닝을 지켜보면서 감탄을 아끼지 못했다.
양준혁 위원은 “공을 쉽게 쉽게 던진다. 노련하게 던진다. 볼 카운트 싸움도 잘 하고 구종도 다양하다. 어떤 공을 던질지 예상할 수가 없다”고 칭찬했다. 박재홍 위원은 “109km짜리 너클볼을 던지고 바깥쪽 빠른 공을 던진다. 볼 카운트 싸움을 잘한다”고 거들었다.
노경은은 지난달 22일 두산전부터 8경기 연속 무실점 투구를 벌였다. 올 시즌 선발진에서 출발했다가 손가락 부상을 입어 한동안 전력에서 이탈했다.
그리고 오랜만에 돌아왔을 때에는 선발 투수로 2경기 던지고 불펜진으로 이동했다. SSG에 선발투수가 많은 이유도 있지만, 노경은이 불펜에서 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라는 코칭스태프의 기대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선발진은 김광현과 외국인 투수 윌머 폰트로 강력한 ‘원투 펀치’가 있다. 외국인 투수도 새로 뽑았고 오원석, 이태양, 박종훈 등 넘쳐난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는 부상에서 복귀한 노경은과 문승원을 올 시즌 불펜에서 활용하기로 했다. 그 결정은 성공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너클볼,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에 140km 중반의 빠른 공을 섞어 던지는 노경은 필승조로 활약하며 SSG가 경기 중반 이후 역전승을 거두는 데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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