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신인 내야수 김영웅은 지명 당시 즉시 전력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물금고 출신 1호 프로 선수 김영웅은 공수주 3박자를 고루 갖춘 대형 내야수로서 지난해 고교 3학년 때 16경기에 출장해 타율 4할6푼2리(52타수 24안타) 3홈런 15타점 26득점 13도루 OPS 1.468의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1차 지명 출신 이재현과 함께 신인 내야수 가운데 유이하게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하는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지긋지긋한 부상 악령에 시달렸다. 스프링캠프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가 파열되는 부상을 입었다. 기나긴 재활 과정을 거쳐 그라운드에 다시 섰으나 이번에는 왼쪽 발목을 크게 다쳤다. 참 알궂다.
지난 7일 KT와의 퓨처스 서머리그 홈경기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김영웅은 "몸상태는 이제 100%"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누구 닮은 것 같다'고 하자 "권모술수"라고 씩 웃었다. (권모술수는 인기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오는 권민우(주종혁 분) 변호사의 별명이다.)
연이은 부상에 마음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 그는 "정말 속상했다. 복귀하자마자 다쳤을 때 진짜 힘들었다. 진짜 멘탈이 무너진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고 털어놓은 김영웅은 "그럴 때마다 부모님은 물론 물금고 야구부 동료들과 일반 학생 친구들의 진심 가득한 격려 메시지가 정말 큰 힘이 됐다. 따듯한 한 마디 한 마디가 모여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부상만 아니었으면 진작에 1군 무대를 밟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들었을 터. 이에 "모든 사람들의 출발선이 같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입단하자마자 1군에 가는 것도 좋지만 프로에 와서 보완해야 할 게 많다는 걸 깨달았다"고 했다. 이어 "1군에서 더 잘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1군에 빨리 올라가는 것보다 오랫동안 활약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박진만 감독님께서 수비할 때 글러브 위치를 어떻게 해야 할지부터 더블 플레이와 수비 포메이션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셨다. 워낙 쉽게 설명해주셔서 빨리 익힐 수 있었다. 박한이 타격 코치님은 타격 부분에서 세세한 부분을 잘 가르쳐주셔서 프로 투수들을 상대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비록 퓨처스 서머리그지만 1군 홈그라운드인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뛴 소감을 물었다. "처음에 타석에 들어설때 많이 떨렸다. 팬들의 응원에 긴장이 싹 풀리고 힘을 얻게 됐다. 제 이름을 불러주셨을때 정말 고마웠다". 김영웅의 말이다.
내달부터 확대 엔트리가 적용된다. 지난달까지 퓨처스 지휘봉을 잡았던 박진만 감독 대행은 퓨처스에서 활약 중인 선수들에게 1군 무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큰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김영웅도 1군 콜업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이에 김영웅은 "저도 사람이기에 올라가면 좋겠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실망하진 않을 것 같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조급해하지 않고 제가 해야 할 부분에 최선을 다하면 언젠가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인터뷰가 끝날 무렵 김영웅은 "뜻하지 않게 다치게 된 건 정말 아쉽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이 큰 힘이 됐다. 기사를 통해 고마운 분들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조심스레 부탁했다.
"퓨처스 코칭스태프 모두 세세하게 잘 가르쳐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야구하다가 안 풀리거나 힘들 때마다 물금고 야구부 감독님과 코치님께 연락을 드리는데 늘 힘이 된다. 강승영 감독님과 박정준 코치님 그리고 박휘성 코치님께 감사드린다. 지난해 물금고에 오신 한설빈 코치님과 예전에 물금고에서 가르쳐주셨던 박성준 코치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 프로 입단 후 다쳤을 때 많이 힘들었는데 권오경 트레이너님께서 항상 가족처럼 잘 대해 주시고 제가 빨리 나을 수 있도록 치료 잘해주셔서 감사드린다. 가장 고마운 분은 우리 부모님이다".
한편 이날 1번 유격수로 나선 김영웅은 5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리며 9-5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