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놓쳤다면 오지배가 됐겠죠(웃음)"
LG 유격수 오지환이 공격과 수비에서 경기를 지배했다. 키움과 2위 경쟁에서 공수 만점 활약을 펼쳤다. LG는 키움 상대로 위닝에 성공하며 2위 자리를 지켜냈다.
오지환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5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19호 홈런을 기록해 개인 최다인 20홈런에 1개 차이로 다가섰다.
오지환은 2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솔로 홈런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2-0으로 앞선 7회 1사 만루에서는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때려 4-0으로 달아났다. 쐐기 적시타였다.
오지환은 경기 후 개인 최다 홈런(20개)에 대해 "진짜 홈런 목표 숫자는 없다. 숫자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해왔고, 홈런을 의식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지 않나. 팀 승리를 하면 모두가 즐겁다"며 "수비에 더 포커스를 맞추며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선 "선두타자로 출루에 신경 썼다. 2볼의 유리한 카운트라 직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운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홈런 숫자가 늘어난 것은 팀 선배 김현수에게 고마움을 돌렸다. 그는 "시즌 초반 현수형이 준 배트(34인치)로 첫 홈런을 쳤고 이후 계속 같은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방망이 길이를 조금 늘린 것이 효과를 보는 것 같고, 웨이트를 꾸준히 한 것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수비에서도 명장면을 만들며 실점 위기를 막았다. 2회초 1사 3루에서 김태진이 밀어친 타구를 침착하게 잡고서, 1루로 던져 아웃시켰다. 3루주자는 움직이지 못했다. 4회 1사 1,2루에서 이지영의 느린 땅볼 타구를 잡아서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던져 병살 처리했다.
오지환은 2회 전진 수비에서 타구를 놓치지 않은 것을 두고 "놓쳤다면 오지배가 됐을 거다"라고 웃으며 "김태진 선수가 밀어치는 타구가 많다. 이전 경기에서도 그런 타구가 있었고, 미리 그 코스를 생각하고 준비했다. 또 주자 김혜성의 다리가 조금 불편한 것도 고려해서 천천히 처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오지환은 키움과 3연전을 앞두고 스윕을 목표로 했다. 주장인 그는 "첫 경기를 앞두고 선수단 미팅에서 이야기를 했는데, 조금 압박처럼 얘기한 것 같다. 첫 경기를 지고나서 내가 계속 얘기하면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낄까봐, 현수형에게 대신 이야기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현수형이 미팅 때 얘기를 하니까 2경기 모두 이겼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편 류지현 감독은 "이번 주가 힘든 일정이었는데, 모두들 잘 해주었지만 특히 주장 오지환이 선수들을 잘 이끌면서 주중 시리즈에 이어 키움과의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해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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