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KBO리그에 적응을 하기까지 3개월은 필요했던 것일까.
키움의 외국인 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7월 이후로 3할 타율과 OPS 1.000이 넘는 놀라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후반기에야 비로소 100만 달러 몸값에 걸맞은 모습이다.
푸이그는 6일 잠실 LG전에서 3타수 3안타 1홈런 1사구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팀이 3-12로 대패했지만, 푸이그는 공격과 수비에서 자신의 몫은 해냈다. 최근 8경기 연속 안타, 5경기 연속 타점, 3경기 연속 홈런포를 이어가고 있다.
4번타자로 출장한 푸이그는 1회 1사 1,2루에서 LG 선발 이민호의 직구(147km)를 받아쳐 좌전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렸다. 몸쪽으로 꽉 찬 직구였는데, 간결한 스윙으로 잘 때려냈다. 3회 무사 2루에서는 느린 커브(114km)에 몸 맞는 공으로 출루했다.
5회 이민호의 슬라이더(137km)를 때려 잠실구장 한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25m)을 터뜨렸다. 시즌 13호포. 지난 4일 SSG전에서 오원석 상대로 솔로 홈런, 5일 LG전에서 켈리 상대로 투런 홈런에 이어 3경기 연속 홈런이었다.
7회 1사 1루에서는 송은범 상대로 좌전 안타를 때려 3안타 4출루에 성공했다.
푸이그는 수비에서 놀라운 캐치를 해냈다. 7회 1사 만루 위기에서 채은성이 때린 타구는 우측 펜스 상단으로 쭉 뻗어나갔다. 푸이그는 타구를 따라가다가 워닝 트랙에서 점프를 시도, 펜스 상단으로 글러브를 내밀어 잡아냈다. 착지해서는 곧바로 내야진에게 송구하는 민첩성도 보여줬다. 주자들이 모두 들어올 수 있는 2루타성 안타를 잡아낸 호수비였다.
푸이그는 최근 홈런성 타구를 때린 후 느릿느릿 걸어가다가 2루에서 아웃되기도 했다. 주루 플레이에서 안일한 모습을 보여준 것. 뛰어난 운동 능력을 갖고 있지만 가끔은 고삐 풀린 야생마처럼 안이한 플레이로 질책을 받기도 한다.
메이저리그 시절 숱하게 보여줬던 문제, 낯선 KBO리그에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뛰고 있는데 과거 단점을 온전히 지울 수는 없다. 그래도 실수 이후 반성하는 자세를 보이며 타석과 수비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시즌 초반 낮은 타율로 고전한 푸이그는 7월 이후로는 18경기에서 타율 3할2푼9리(70타수 23안타) 5홈런 15타점 14삼진 10사사구 장타율 .600, 출루율 .413, OPS 1.013을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타율은 13위, OPS는 4위다.
앞서 개막 후 6월말까지는 64경기에서 타율 2할3푼3리 8홈런 32타점 OPS .722에 그쳤다. 타율은 규정 타석 50명 중 45위였다.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새 외국인 타자들 중에서 상한선인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한 선수들이 많았다.
KT 헨리 라모스 100만 달러(계약금 10만, 연봉 65만, 인센티브 25만), LG 리오 루이즈 100만 달러(계약금 15만, 연봉 60만, 인센티브 25만), SSG 케빈 크론 100만 달러(계약금 15만, 연봉 60만, 인센티브 25만), 롯데 DJ 피터스 100만 달러(연봉 60만, 인센티브 8만, 이적료 32만), 한화 마이크 터크먼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70만)와 함께 푸이그도 100만 달러(계약금 30만, 연봉 70만)에 계약했다.
라모스는 부상, 루이즈, 크론, 피터스는 부진으로 방출됐다. 터크먼은 98경기에서 타율 2할7푼8리 8홈런 30타점 58득점 OPS .757을 기록하고 있다. 푸이그는 치열한 순위 싸움에 들어가는 중요한 후반기에 점점 몸값에 어울리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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