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가 끝났을 때 이미 KBO리그 순위 싸움은 끝났다는 말이 나왔다. 1위 SSG의 독주와 10위 한화의 추락으로 양극화가 어느 때보다 심한 시즌. 일찌감치 5강이 고착화되면서 후반기는 맥빠진 레이스가 될 것으로 우려됐다.
후반기에도 SSG의 독주가 이어지면서 1위 싸움은 사실상 끝난 분위기. 하지만 KT와 두산이 뒷심을 발휘하면서 2~3위와 5위 자리는 어느 팀이 차지할지 알 수 없는 흥미로운 전개로 흐르고 있다.
8승4패를 거두며 후반기 승률 2위인 4위 KT는 2~3위 LG와 키움에 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전반기까지 2~3위 키움과 LG에 각각 8경기, 7.5경기 차이로 크게 뒤져있었지만 두 팀이 주춤한 사이 야금야금 추격했다.
전반기 1승5패로 절대 열세였던 한화를 상대로 4승1패를 거두며 천적 관계를 끝냈다. 5경기도 큰 차이지만 6월 이후 KT의 기세를 보면 LG와 키움도 안심할 수 없다. 투수력이 가장 안정된 KT는 타선에 강백호라는 강력한 복귀 카드가 남아있다.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두산의 저력도 후반기 들어 빛을 발하고 있다. 전반기를 5위 KIA에 6경기 차이로 밀린 7위로 마쳤던 두산은 후반기 7승4패로 반등하며 롯데를 끌어내리고 6위로 한 계단 올라섰다.
분수령이었던 5~6일 광주 KIA전에서 연이틀 역전승을 거뒀다. 5위 KIA와의 격차를 3.5경기까지 좁혔다. KIA도 두산을 만나기 전까지 후반기 6승6패로 반타작하고 있었지만 두산에 이틀 연속 덜미가 잡혀 5위를 안심할 수 없게 됐다. 두산은 데뷔전에서 승리한 새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의 가세로 후반기 마운드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
전반기 심각한 부진으로 리그에 김을 빠지게 한 하위 3개팀도 후반기에는 분발하고 있다. 10위 한화가 5승7패1무, 9위 삼성이 5승6패2무, 8위 NC가 7승4패1무로 선전하면서 상위 팀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극심한 양극화와 순위 고착화로 흥미가 반감됐던 KBO리그 판도가 후반기 다시 꿈틀대기 시작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