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LA 다저스 최고 연봉 선수는 좌완 투수 데이비드 프라이스(37)로 무려 3200만 달러에 달한다. 지난 2015년 12월 보스턴 레드삭스와 맺은 7년 2억1700만 달러 대형 FA 계약의 마지막 해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출신인 프라이스는 리그를 주름잡는 특급 선발이었다. 계약 당시 기준 역대 투수 최고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계약 2년차였던 2017년부터 하락세를 보였다. 2020년 2월 다저스가 MVP 외야수 무키 베츠를 받는 대형 트레이드를 하면서 보스턴의 골칫거리 프라이스도 덤으로 받았다. 잔여 연봉 9600만 달러 중 절반(4800만 달러)을 보스턴이 부담하는 조건이지만 다저스도 3년간 매년 1600만 달러 거액을 줘야 했다.
2020년 이적 첫 해 코로나 옵트 아웃으로 1년을 쉰 프라이스는 지난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는 스윙맨을 맡았다. 39경기(11선발)에서 73⅔이닝을 던지며 5승2패1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4.03 탈삼진 58개를 기록했지만 데뷔 후 가장 높은 WHIP(1.43)로 불안을 노출했다. 결국 가을야구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는 불펜에서 패전 처리에 가까운 추격조 임무를 맡았다. 29경기에서 30이닝을 던지며 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70 탈삼진 33개를 기록 중이다. 6월11일(이하 한국시간)까지 시즌 첫 13경기 평균자책점 4.61로 불안했지만 이후 최근 16경기 평균자책점 1.10으로 호투했다. 최근 7경기 무실점. 7⅔이닝 5피안타 2볼넷 7탈삼진으로 내용도 좋다.
지난 6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선 1⅔이닝 동안 볼넷 1개를 내줬지만 삼진 3개를 잡으며 무실점으로 막았다. 8-0으로 넉넉한 리드 상황이긴 했지만 6회 후안 소토를 3루 땅볼, 매니 마차도와 조쉬 벨을 연속 삼진 처리했다. 샌디에이고 중심타선을 깔끔하게 삼자범퇴 요리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7회에도 브랜든 드루리를 삼진 잡으며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았다. 트렌트 그리샴에게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됐지만 올해 가장 인상적인 투구였다. 최고 94.8마일(152.6km), 평균 93.6마일(150.6km) 포심 패스트볼(14개)에 커터(6개), 싱커(4개), 체인지업(2개)을 섞어 던졌다.
프라이스는 계약이 만료되는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은퇴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 시즌 20승, 통산 155승, 평균자책점 1위(2회), 올스타(5회), 사이영상, 월드시리즈 우승 등 선수로서 해볼 것은 다 해봤다.
지난달 지역지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와 인터뷰에서 프라이스는 “은퇴를 할 수도 있고, 안 할 수도 있다”며 고민 중인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그는 “두 아이들에게 아빠가 야구하길 원하는지, 아니면 집에 있길 원하는지 물어보곤 한다. 시즌 전에는 집에 있길 원했는데 지금은 야구를 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전성기 같은 모습은 아니어도 요즘 투구라면 몸값을 대폭 낮춰 불펜으로 커리어를 이어나갈 수 있다. 시즌 마지막까지 프라이스의 은퇴 고민이 계속될 듯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