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세번은 당하지 않는다. 롯데 자이언츠 새로운 외국인 타자 잭 렉스가 경기 중에도 적응력을 과시하면서 명품 외국인 타자의 면모를 선보였다.
DJ 피터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 후반기부터 합류한 렉스는 11경기 만에 KBO리그라는 낯선 무대에 적응한 듯한 모습이다. 예사롭지 않은 컨택 능력과 적응력으로 리그를 집어삼킬 기세다. 11경기 타율 3할6푼2리(47타수 17안타) 2홈런 4타점 10득점 OPS .996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데뷔 첫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5삼진을 기록한 뒤 4경기에서 18타수 12안타의 폭발력을 과시하며 상대 마운드를 폭격했다. 이후 다시 5경기에서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가 시작되자 다시 주춤한 모양새. 최근 5경기는 21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의 기록이다.
일단 렉스의 컨택 능력을 확인하자 집요한 변화구 승부가 시작됐다. 렉스의 타이밍을 흔들고 약점을 확인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특히 지난 3일 LG전부터 체인지업으로 집요하게 승부를 시작했다. 3일 경기 렉스는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5일 NC전에서도 렉스는 체인지업에 계속 헛스윙했다. NC 선발 신민혁과 승부를 펼쳤다. 1회 2사 3루 첫 타석에서는 신민혁의 5구 연속 체인지업 승부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3회 선두타자로 등장해서는 상대 시프트를 격파하기 위해 기습번트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결국 신민혁의 5구 째 129km 체인지업에 다시 한 번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그러나 6회, 또 다른 체인지업 투수 김진호와의 승부는 달랐다. 투수는 달랐지만 체인지업 궤적을 확실히 인지하고 때려냈다. 삼세번 당하지 않았다.
김진호의 초구 128km 체인지업에 헛스윙했고 2구 째 체인지업은 골라냈다. 3구 째 146km 패스트볼은 파울이 됐다. 1볼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가 됐다. 하지만 렉스는 김진호의 결정구인 낮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제대로 걷어내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6회 4점 빅이닝의 포문을 열었다. 비록 김진호의 체인지업이 완전히 떨어지지는 않았지만 집요한 승부에 적응을 하고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렉스는 조정 능력이 좋은 선수이고 적응이 빠른 선수다. 한 단계 높은 단계의 선수”라면서 렉스의 적응력을 칭찬한 바 있다.
타선은 1번, 4번 등 테이블세터와 중심타선을 오가고 있다. 적응력에 더해서 다재다능하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지난 5일 경기를 앞두고 서튼 감독은 “렉스가 타격감 좋아서 4번 타자로도 출전하는데 그 앞에 출루율 좋은 선수들이 앞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렉스가 타점을 많이 올릴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이대호, 한동희가 각각 3번, 5번에 포진하면 중간에 포진하게 되면 출루하고 주루에도 윤활유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라면서 현재 렉스가 타선에 주는 영향력을 설명했다.
이미 리그 ‘포식자’의 기운을 풍기고 있다. 명품 외국인 선수로서 롯데의 반등을 이끄는 활약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을까./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