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LA 다저스 시절 류현진(35·토론토 블루제이스)의 1점대 평균자책점을 무너뜨렸던 ‘거포 유격수’ 디디 그레고리우스(32)가 필라델피아 필리스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필라델피아는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2루수 진 세구라가 6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서 26인 로스터로 복귀함에 따라 그레고리우스 방출을 결정했다. 그레고리우스와 결별한 필라델피아는 신인 내야수 브라이슨 스탓이 주전 유격수로 고정된다.
‘MLB.com’에 따르면 롭 톰슨 필라델피아 감독대행은 “뉴욕 양키스 코치 시절부터 그레고리우스와 좋은 시간을 많이 보냈다. 플레이오프 경기도 많이 뛰었고, 오랫동안 정말 좋은 선수였다”면서도 “방출은 어렵지만 올바른 결정이다”고 말했다.
톰슨 대행은 “세구라가 복귀하면서 스탓이 유격수로 가게 됐다. 에드문도 소사, 자이로 무뇨스 등 우리는 다재다능한 선수들도 있다”며 “그레고리우스는 유격수로 잘해줬지만 올해는 예년 같은 타격 방식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출신 우투좌타 유격수 그레고리우스는 2012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메이저리그 데뷔한 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뉴욕 양키스를 거쳐 2020년부터 필라델피아에서 몸담았다. 2015~2019년 양키스에서 5년을 뛰며 전성기를 보냈다.
2016년 20개, 2017년 25개, 2016년 27개로 3년 연속 20홈런을 터뜨린 거포 유격수였다. 2017~2018년 2년 연속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20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까지 11시즌 통산 1077경기 타율 2할5푼7리 999안타 134홈런 530타점 OPS .728을 기록했다.
2019년에는 류현진에게 뼈아픈 만루 홈런을 치기도 했다. 그해 8월24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다저스전. 그레고리우스는 4회 류현진에게 만루 홈런을 폭발했다. 당시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1점대(1.64)를 유지했던 류현진은 이날 4⅓이닝 7피안타(3피홈런) 7실점으로 무너지며 평균자책점이 2.00으로 치솟았다. 시즌 최종 평균자책점 2.32로 이 부문 내셔널리그 1위를 차지했지만 그레고리우스의 만루포 이후로 1점대 꿈은 물거품됐다.
그해 시즌을 마친 뒤 FA가 된 그레고리우스는 1년 1400만 달러 FA 계약을 통해 필라델피아 유니폼을 입었다. 단축 시즌 60경기 타율 2할8푼4리 10홈런 40타점 OPS .827로 활약하며 2년 2800만 달러에 재계약했지만 지난해 103경기 타율 2할9리 13홈런 54타점 OPS .639로 부진했다. 올 시즌에도 63경기 타율 2할1푼 1홈런 19타점 OPS .567로 데뷔 후 최악의 성적으로 계약 기간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방출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