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저스에 이적료 지불 이유 있었네, 한화 '대박 외인' 어떻게 데려왔나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05 12: 47

적잖은 이적료를 지불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완 투수 예프리 라미레즈(29)가 한화의 에이스로 자리잡으며 후반기 대반격의 선봉에 섰다. 
라미레즈는 지난 4일 대전 KIA전에서 6이닝 3피안타 4볼넷 1사구 6탈삼진 1실점 호투로 한화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151km 포심·투심 패스트볼 외에도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까지 5가지 구종을 고르게 구사했다. 개인 최다 112개의 공을 던지며 3경기 연속 100구 이상 투구로 스태미너까지 보였다. 
지난 6월21일 잠실 LG전에서 KBO리그에 데뷔한 뒤 7경기째를 치른 라미레즈는 2승1패 평균자책점 1.41 WHIP 1.07을 기록 중이다. 38⅓이닝을 던지며 30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볼넷이 18개로 많은 편이지만 주자를 쌓아 한 번에 무너지는 ‘볼쟁이’ 유형은 아니다. 빠른 템포의 공격적인 투구로 위기를 어렵지 않게 넘긴다. 

한화 선발투수 라미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2022.08.04 /sunday@osen.co.kr

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무사에서 한화 선발투수 라미레즈가 역투하고 있다. 2022.08.04 /sunday@osen.co.kr
무엇보다 지난달 5일 대전 NC전부터 최근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꾸준함을 과시하고 있다. 피안타율이 1할7푼2리에 불과한데 안타 23개 중 장타는 2루타 2개, 홈런 1개로 3개밖에 되지 않을 만큼 큰 것도 허용하지 않는다. 순둥순둥한 인상에 라틴계 특유의 흥과 친화력으로 선수단에도 빠르게 융화됐다. 
이쯤 되면 한화가 어떻게 이런 대박 외국인 투수를 데려왔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는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한 4월말부터 해외 스카우트 3명을 미국 현지에 파견했다. 당시에는 시즌 초반으로 6~7월에 비해 외국인 선수 수급이 어려운 시기였지만 한화로선 시간을 끌 여유가 없었다. 
현장에서 직접 부딪친 한화 해외 스카우트팀은 LA 다저스 산하 트리플A 오클라호마시티 홈구장 치카소 브릭타운 볼파크에서 라미레즈를 처음 봤다. 당시 오클라호마시티 소속 라미레즈의 경기를 직관했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구속이 상승하며 경기 후반까지 쭉 유지하는 라미레즈가 눈에 들어왔다. 이후 라미레즈의 등판을 팔로우하며 체크한 결과 선발투수로서 다양한 구종과 피칭 디자인, 마운드에서의 차분한 성격과 동료들을 존중하는 인성까지 두루 살핀 끝에 최종 영입 대상으로 낙점했다. 
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수비를 마친 한화 라미레즈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더그아웃으로 가고 있다. 2022.08.04 /sunday@osen.co.kr
하지만 계약까지의 과정이 쉽지 않았다. 라미레즈의 에이전트는 소속 선수의 KBO리그 진출 사례가 없어 한국행에 확신이 없었다. 한화 스카우트팀이 KBO리그 문화와 과거 성공 사례를 들어 적극 설득하며 마음을 움직였다. 
에이전트와 협의는 마쳤지만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당시 소속팀 다저스와 이적료 협상까지 해야 했다. 옵트 아웃 조건이 없었던 라미레즈를 데려오기 위해선 다저스에도 그만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당시까지 라미레즈는 트리플A 8경기(7선발) 2승1패 평균자책점 3.76으로 활약하며 빅리그 예비 선발 자원으로 준비 중이었다. 
한화가 KIA에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천적 관계를 극복했다. 늦었지만 30승 고지를 밟았다. 한화는 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를 4-1로 이겼다. 선발투수 예프리 라미레즈가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2승째를 올렸다. 경기 종료 후 한화 라미레즈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있다. 2022.08.04 /sunday@osen.co.kr
한화로선 풀베팅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기준으로 대체 외국인 선수 상한액이었던 60만 달러를 꽉 채워 라미레즈를 영입했다.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27만5000달러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 중에서 이적료가 상당 부분 차지했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라는 게 7경기 만에 증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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