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3할 타율을 찍었다.
지난 겨울 60억원 FA 계약을 맺고 LG 유니폼을 입은 박해민이 시즌 타율 3할로 올라섰다. 시즌 94번째 경기, 앞으로 50경기를 남겨둔 시점이다. 3할 타율와 폭넓은 외야 수비, 기민한 주루 플레이까지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3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 박해민은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첫 타석에서 롯데 선발 반즈의 초구를 때려 우선상 3루타로 출루했다. 김현수의 내야 땅볼로 득점, 선취점을 올렸다.
3회 내야 땅볼로 물러났으나, 5회 1사 후 1루쪽 기습 번트 안타로 출루했다. 빠른 발과 야구 센스가 돋보인 장면. 이후 김현수의 중월 2루타 때 여유있게 1루에서 홈까지 질주했다. 중반까지 LG가 뽑은 2점을 혼자서 기록했다.
7회 2사 후 강윤구 상대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에는 2루 도루까지 성공했다. 9회 선두타자로 나와 진승현 상대로 우선상 2루타를 때려 4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이날 경기 전 2할9푼3리였던 타율은 3할이 됐다.
박해민은 경기 후 “선수라면 매 경기가 중요하기에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늘 경기는 내 몫 이상을 하면서 팀 결과도 좋아서 기분 좋다. 사이클링 히트는 생각 안 했고, 어제 어려운 경기를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는데, 오늘은 어려운 경기를 좋은 결과로 끝냈다. 우리 선수들 항상 열심히 하고 있고,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끝까지 팬들에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실 박해민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빠질 뻔 했다. 좌완 투수인 반즈는 좌타자에게 무척 강하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전 “반즈는 좌타자가 공략하기 어려운 구종을 갖고 있어 (우타자) 이재원 출장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지난 7월초 잠실 LG전에서 반즈는 6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류 감독은 “(반즈 상대로) 문성주는 2안타를 쳤고, 박해민이 가장 안 좋았다. 홍창기와 문성주는 뒤에 놓고 치는 타자라 적응할 수 있다. 박해민에게 휴식을 줄까 고민하다가, 어제 타격 컨디션이 좋아 보여서 분위기를 이어가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재원을 기용하려면 외야 라인 홍창기-박해민-문성주(김현수는 지명타자) 중에서 한 명을 빼야 하는데, 좌타 외야수 3명을 그대로 기용하기로 했다. 박해민은 2일 4타수 2안타의 좋은 타격감을 3일에는 5타수 4안타 맹타로 이어가며 승리에 앞장섰다.
박해민은 FA 이적 후 4월 한 달은 타율 1할8푼3리로 실망스런 성적이었다. 그러나 박해민은 삼성 시절부터 슬로스타터로 유명했다. 개막 후 첫 한 달은 거의 매년 부진했다.
과거 통계대로 박해민은 서서히 좋아졌다. 5월부터 월간 타율을 3할대로 끌어올렸다. 5월 3할2푼-6월 3할5푼7리-7월 3할1푼을 각각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우상향 상승 그래프를 그렸다. 4월말 1할8푼대 타율은 5월말 2할5푼대로 올라섰고, 6월말에는 2할8푼대가 됐다. 7월말 2할9푼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3일 롯데전에서 4안타를 몰아치며 시즌 타율을 정확하게 3할로 맞추는데 성공했다. LG 유니폼을 입고 시즌 첫 3할 타율이다. 박해민은 삼성 시절 3할 타율은 딱 1번, 2016년에 기록했다. 정확히 3할(564타수 169안타), 2018년에는 2할9푼9리. FA 계약 첫 해 3할 타율을 다시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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