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 김진성(37) 올 시즌 방출 이적생의 대표적인 성공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NC에서 방출 설움을 겪은 김진성은 9개 구단에 전화를 돌려 재취업의 문을 두드렸고, LG 유니폼을 입고 선수 생명을 이어갈 수 있었다.
김진성은 불펜에서 궂은 일을 하며 수 차례 결정적인 위기에서 팀 승리에 기여하고 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베테랑의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3일 사직 LG-롯데전. LG 불펜 투수 김진성은 2-0으로 앞선 7회 1사 만루 위기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임찬규가 6회까지 완벽한 투구로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7회 수비 실책으로 만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한 방이면 동점이 될 수 있는 위기. 타석에는 좌타자 이학주가 들어섰다. 김진성은 4구 연속 직구만 던졌다. 주무기 포크볼을 던지지 않았다. 그런데 공이 대부분 높게 날아갔다. 불안했다.
이유가 있었다. 경기 후 포수 유강남은 1사 만루에서 이학주 타석 상황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강남은 “지난 6월 롯데전에서 무사 만루에서 포크볼 위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롯데 타자들이 포크볼을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서 직구를 연속으로 주문했다. 2스트라이크를 잡고 나서 포크볼 사인을 냈다”고 설명했다.
2B 2S에서 5구째 포크볼을 처음 던졌고, 풀카운트에서 스트라이크존으로 포크볼과 직구를 번갈아 던지며 공략했다. 이학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3루 주자의 태그업 득점을 허용했다. 1점을 내줬으나 황성빈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1점 차 리드를 지켜내며 급한 불을 껐다.
류지현 감독은 경기 후 "7회말 위기에서 마운드에 오른 김진성이 베테랑답게 침착하게 이닝을 마무리해줬던 점도 컸다”고 칭찬했다.
김진성은 동점 위기를 잘 막아냈고, LG는 8회초 2사 1루에서 유강남, 문보경, 오지환의 3타자 연속 안타가 이어지면서 4-1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김진성은 6월 2일 사직 롯데전에서 2-2 동점인 연장 10회말 무사 2루에서 마무리 고우석에 이어 갑작스레 등판했다. 한 경기에서 코칭스태프의 마운드 방문 횟수(2회)를 위반해 투수를 교체해야 했다. 김진성은 자동 고의4구에 이어 몸에 맞는 볼로 무사 만루 끝내기 위기에 몰렸으나, 삼진-포수 파울 플라이-1루수 땅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경기는 2-2 무승부로 끝났다.
김진성은 올 시즌 45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8홀드 평균자책점 3.43을 기록하고 있다. LG 불펜 투수 중 가장 많은 45경기에 등판했고, 42이닝은 팀내 불펜 투수 중 이닝 2위다. 베테랑에서 궂은 일을 하면서도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후반기 LG 불펜이 흔들리고 있는데, 6경기 4⅔이닝 무실점으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김진성의 올해 연봉은 1억원이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30대 중반 베테랑 선수에게 많다고 할 수는 없는 액수다. 2022시즌 프로야구 선수의 평균 연봉은 1억 5259만 원이다(외국인, 신인 제외). 김진성은 이미 몸값을 충분히 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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