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승부사 김태형 감독이 5위 싸움의 분수령이 될 운명의 3연전을 준비한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지난 3일 잠실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5위 KIA와의 5.5경기 승차와 관련해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야구를 해야 한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가능하다고 봐야 한다”라고 미라클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두산은 지난 3일 잠실 삼성전에서 3-1로 승리하며 5위를 향한 희망을 이어나갔다. 선발 최원준이 5⅔이닝 6피안타 1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7승(7패)째를 챙겼고, 타선에서는 결승타의 주인공 허경민이 2타점, 박세혁이 2안타로 공격을 이끌었다. 같은 시간 대전에서 5위 KIA가 한화를 꺾으며 승차가 5.5경기로 유지됐지만 일단 7위 롯데를 2경기 차로 따돌리는 데는 성공했다.
두산은 4일 잠실 삼성전을 거쳐 5일부터 7일까지 광주에서 KIA와 5위 싸움의 판도를 결정할 중요한 3연전을 치른다. 4일 결과로 5.5경기 차이가 유지된다는 가정 아래 KIA가 최대 8.5경기까지 격차를 벌릴 수 있지만 반대로 두산이 2.5경기 차 턱밑 추격을 가할 수도 있다. 위닝시리즈를 거둬도 1경기는 무조건 좁혀지거나 벌어지기에 광주 3연전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사령탑의 비장한 각오와 걸맞게 두산은 KIA전 선발 로테이션을 전격 변경했다. 4일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었던 새 외국인투수 브랜든 와델을 하루 늦춰 5일 KIA전에 등판시키기로 결정한 것. 이에 따라 브랜든-로버트 스탁-곽빈이 차례로 나서는 라인업이 완성됐다. 스탁은 두산의 에이스이며, 곽빈은 7월 24일 손바닥 부상 여파로 말소되며 이 기간 체력을 보충했다.
브랜든의 일정 변경에 대해 김 감독은 “어깨가 조금 뻑뻑해 하루 미뤄도 괜찮을 것 같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선수단 합류 이후 불펜피칭, 훈련 성과, 팀 적응 속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데뷔전 상대를 삼성에서 KIA로 바꾼 것으로 풀이된다. 순위싸움의 분수령이 될 경기에 새 외인을 내보낸다는 건 결국 그 선수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정을 받았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적어도 기존의 토종 투수보다는 말이다. 짧은 기간 브랜든에 대한 좋은 보고가 들려왔을 가능성이 높다.
두산은 지난해에도 9월 초 8위 추락의 수모를 겪었지만 9월 7일부터 47경기 27승 6무 14패 승률 .659의 기적을 쓰며 최종 4위로 포스트시즌행 티켓을 거머쥔 기억이 있다. 그리고 특유의 가을 DNA를 발휘해 KBO 최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올해는 시즌을 52경기 남겨둔 가운데 5위 KIA에 5.5경기 뒤진 6위에 자리하고 있는 두산. 과연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무서운 반전쇼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첫 관문인 광주 KIA 3연전이 향후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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