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숙인 138승 레전드…15년 삼성맨은 친정을 잊지 않았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04 09: 36

비록 은퇴는 두산에서 했지만 푸른 피의 에이스는 삼성을 잊은 적이 없었다. KBO 40인 레전드에 선정된 두산 배영수 투수코치가 친정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며 그 동안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진심을 전했다.
배영수 코치는 지난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40인 레전드 선정 시상식에서 한국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로 인정받았다. KBO리그 40주년을 기념해 실시된 레전드 선정 투표에서 전문가 79표(40.51점), 팬 232,804표(4.26점)를 받아 총 점수 44.77점으로 레전드 35위에 자리한 배 코치였다.
시상식은 지금의 레전드 배영수를 있게 한 삼성과의 경기에서 개최되며 그 의미를 더했다. 전광판에는 ‘푸른 피의 에이스’라는 문구와 함께 파란색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은 배 코치의 삼성 시절 활약상이 상영됐고, 배 코치는 삼성 마무리 오승환, 두산 홍건희와 기념촬영한 뒤 삼성 선수단 쪽으로 향해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친정 식구들과 레전드 선정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물론 현 소속팀인 두산 선수단의 열렬한 축하도 받았다.

클리닝타임에 두산 배영수 코치의 ‘KBO 레전드 40인’ 시상식이 진행됐다. 배영수 코치가 삼성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2022.08.03 /jpnews@osen.co.kr

현역 시절 배영수 코치 / OSEN DB
배 코치는 한때 삼성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경북고를 나와 2000 삼성 1차 지명으로 프로에 입단해 무려 15년 동안 푸른 피의 에이스로 활약했기 때문. 2시즌 연속 삼성 우승(2005, 2006)을 이끈 뒤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지만 강인한 재활 의지와 노력으로 다시 에이스의 몸을 만들었고, 삼성의 4시즌 연속 우승(2011~2014)에 일조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렸다. 배 코치는 통산 138승 중 무려 124승을 삼성에서 거뒀다.
배 코치는 원클럽맨이 될 순 없었다. 2015년 3년 21억5000만원에 한화와 FA 계약한 뒤 2019년 두산과 연봉 1억원에 현역을 연장했고, 그해 통합우승과 함께 은퇴를 선언했다. 이후 두산 투수코치로 지도자 인생을 출발했다.
그러나 그의 몸속에는 여전히 푸른 피가 흐르고 있었다. 배 코치는 레전드 시상식에서 마이크를 잡고 “감회가 새롭다. KBO에서 40주년 기념해 레전드로 선정해주셔서 감사드리고, 프로야구에 발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은퇴하면서 삼성 팬들에게 제대로 인사를 못 드렸는데 선수생활 때 정말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3루 더그아웃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삼성 팬들은 박수와 함께 배영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에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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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닝타임에 두산 배영수 코치의 ‘KBO 레전드 40인’ 시상식이 진행됐다. 배영수 코치가 삼성 우규민, 정현욱 코치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2.0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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