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님을 더 일찍 만났더라면…" 한화 홀드왕의 신세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04 12: 38

한화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27)는 지난 2일 대전 KIA전에서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이날 4-1로 앞선 7회 마운드에 올라온 김범수는 KIA 중심타선을 상대로 탈삼진 1개 포함 공 10개로 깔끔하게 삼자범퇴했다. 시즌 17홀드째. 
이 홀드로 김범수는 한화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현재 한화 퓨처스 투수코치를 맡고 있는 박정진이 지난 2011년 기록한 16홀드를 11년 만에 깬 것이다. 3일 KIA전에도 홀드를 추가하며 18개로 늘린 김범수는 이 부문 리그 3위로 25홀드 이상 넘볼 페이스다. 
김범수는 “(수베로) 감독님이 좋은 자리에 내보내주셔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면서도 “기록에 대한 생각은 별로 없다. 기록을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가진 않는다. 그보다 그동안 KIA전에 너무 안 좋아서 ‘공격이 최고의 수비’라는 생각으로 공격성 있게 던지려 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6회초 무사 2루에서 한화 김범수가 역투하고 있다. 2022.08.03 /sunday@osen.co.kr

김범수는 홀드 기록 달성보다 ‘공격성’을 찾은 점에 더 큰 감흥을 느꼈다. 그는 “날씨도 덥고, 체력이 조금 떨어지다 보니 한동안 공격적으로 던지지 못했다. 나도 모르게 자꾸 코스, 코스로 승부하는 모습이 있었다”며 “이지풍 트레이닝코치님이 그 부분을 캐치해주셨고, 마인드를 다시 바꿀 수 있었다. 이전처럼 타자들이 칠 수 있게, 빨리빨리 자신 있게 공격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지난해 시즌 후 한화에 합류한 이지풍 코치는 트레이닝 파트를 총괄하지만 선수들의 심리도 어루만지고 있다. 지난 2004년 현대에서 트레이너 일을 시작한 뒤 넥센, KT, SK를 거쳐 지금 한화까지 20년 가까이 관습을 타파한 트레이닝 철학과 맞춤형 훈련으로 명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선수들과도 속 터놓고 이야기하는 소통으로 ‘멘탈 코치’ 역할도 하고 있다. 
7회말 한화 김범수가 역투하고 있다. 2022.07.08 /sunday@osen.co.kr
김범수는 “올해 이지풍 코치님이 처음 오시면서 마인드 컨트롤하는 방법을 배웠다. 코치님이 야구계에 오래 계셨고, 많은 선수들을 봐오셨다.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의 차이를 누구보다 잘 아신다. 내게도 많은 것을 알려주셨다. 코치님을 더 일찍 만났더라면 내가 더 바뀌지 않았을까. 신세계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올초 자신의 오랜 경험과 철학을 담은 ‘뛰지 마라, 지친다’라는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 책도 완독한 김범수는 “운동 선수라면 누구나 경험하고 아는 내용인데 코치님은 그걸 알아듣기 쉽게 말씀해주신다”고 이야기했다. 
한화  이지풍 수석 트레이닝 코치.  2021.11.05 / dreamer@osen.co.kr
이 코치와 함께한 김범수는 올해 리그 최다 51경기에 등판, 43⅓이닝을 던지며 3승6패18홀드 평균자책점 4.57 탈삼진 41개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종종 무너질 때도 있지만 회복력이 빨라졌다. 그 기세로 한화 홀드 기록까지 바꾼 김범수는 “지금 홀드 목표치는 20개다. 20개를 하고 나서 다음 목표를 잡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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