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3년차 우완 영건 남지민(21)이 잘 던지고도 아쉬운 견제 실책으로 승리를 놓쳤다. 첫 선발승의 길이 멀고도 험하다.
남지민은 지난 3일 대전 KIA전에 선발등판, 5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쳤다. 5회까지 1점도 주지 않았다. 1회 시작부터 KIA 1번 박찬호를 바깥쪽 낮게 꽉 차는 151km 직구로 루킹 삼진 잡으며 삼자범퇴로 막은 남지민은 2회 나성범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황대인을 2루 병살로 유도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3회 1사 1,2루에선 박찬호를 유격수 땅볼, 소크라테스 브리토를 헛스윙 삼진 돌렬세우며 위기를 극복했다. 풀카운트 승부 끝에 7구째 몸쪽 낮게 떨어진 슬라이더로 헛스윙을 유인했다. 4~5회에도 안타를 1개씩 맞았지만 나머지 3타자를 범타 요리한 남지민은 5회 한화 타선의 2득점 지원을 받아 선발승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6회 마지막 고비에서 투구가 아닌 수비로 자멸하고 말았다. 6회 선두 박찬호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소크라테스 타석에서 1루 견제를 한 것이 뒤로 빠졌다. 그 사이 박찬호가 2루 진루했다. 이어 소크라테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한 뒤 이창진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에서 강판됐다.
구원 김범수가 투아웃까지 잘 잡았지만 자동 고의4구와 볼넷으로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나온 김종수가 폭투를 범해 2-2 동점이 되며 남지민의 데뷔 첫 선발승도 불발됐다. 이날 남지민은 총 84개 공을 던지며 최고 151km, 평균 148km 직구(40개), 체인지업(18개), 커브(14개), 포크볼(12개)을 구사했다. 위력적인 공을 뿌렸지만 견제 실책 하나가 아쉬웠다.
남지민의 견제 실책은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6월26일 대전 삼성전(4회)과 지난달 2일 고척 키움전(8회) 모두 1,2루에서 2루 견제를 하다 한 베이스씩 진루를 허용했다. 이날은 1루 견제 과정에서 또 송구 실책이 나왔다. 잘 던지고도 승리를 놓친 남지민으로선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지난해 후반기 1군 데뷔한 남지민은 통산 1승을 기록 중이다. 지난 5월25일 대전 두산전에서 프로 데뷔 첫 승을 올렸는데 두 번째 투수로 나와 4이닝 1실점으로 거둔 구원승이었다. 선발로는 지난해 3경기 포함 총 17경기를 나섰지만 승리 없이 9패만 안고 있다. 평균자책점 6.52로 숫자만 보면 좋지 않지만 최고 구속이 153km까지 나올 정도로 성장세는 뚜렷하다.
퀄리티 스타트도 3번이나 하는 등 선발승을 거둘 만한 경기도 있었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선발등판시 득점 지원도 3.65점으로 시원치 않다. 미비한 타선 지원 속에 첫 선발승이 손에 닿을 듯 닿지 않고 있다. 그래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남지민이 승리나 평균자책점 등 기록은 나아져야 하지만 계속 발전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지금 나이에 그 정도 구위라면 선발로 배우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에게 기회를 뺏고 싶지 않다”고 지속적인 기회 보장을 약속했다. 그만큼 남지민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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