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까지 올라갔는데…9위팀 감독대행, 데뷔전서 맛본 쓰라린 첫 패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03 22: 09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이 데뷔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마운드의 역투에도 타선이 끝내 침묵하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박진만 감독대행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8번째 맞대결에서 감독 데뷔전을 치렀다.
삼성은 지난 1일 허삼영 감독의 자진 사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이했다. 94경기 38승 2무 54패 9위로 처진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7월 31일 대구 롯데전 종료 후 사퇴의 뜻을 전했다. 삼성 구단은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고, 허 감독은 “최선을 다했는데 팬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감사드린다”라는 말을 남기고 정든 라이온즈를 떠났다.

6회말 2사 1루에서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이 마운드에 올라 김태군, 수아레즈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2.08.03 /jpnews@osen.co.kr

삼성은 2일 잠실 두산전부터 박진만 퓨처스 감독 대행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르기로 결정했다. 현역 시절 국민 유격수로 불렸던 박 대행은 2017년 삼성 수비, 작전코치를 맡아 능력을 인정받으며 이번 시즌부터 퓨처스 팀 감독을 맡고 있었다. 삼성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치르는 건 1997년 건강 상 이유로 퇴진한 백인천 감독 이후 무려 25년만이다.
박 대행은 부임과 함께 주장을 김헌곤에서 오재일로 바꾸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여기에 감독대행이라는 신분의 한계점을 최소화하기 각 부문 별 코치들에게 권한을 확대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는 그라운드에서 일일이 선수들에게 다가가 조언을 건넸고, 선수들을 모아놓고 미팅을 진행하며 위기 수습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경기에 앞서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이 선수단과 미팅을 하고 있다. 2022.08.03 /jpnews@osen.co.kr
라인업 구성에 대한 새로운 기준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김현준-강한울-호세 피렐라-구자욱-오재일-김태군-김재성-김지찬-김상수로 선발 명단을 꾸린 박 대행은 “상위타선이 빠른 선수 위주로 배치돼 있다 보니 하위 타선 쪽에 소위 느린 선수들이 많다. 거기서는 장타가 안 나면 점수내기가 쉽지 않다. 안타를 3개 쳐도 빠른 주자가 없어 만루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는 빠른 선수를 하위 쪽에 배치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령탑의 바람은 승리로 이어지지 못했다. 마운드는 선발 알버트 수아레즈의 6이닝 2실점 114구 역투를 시작으로 불펜진이 두산 타선을 1점으로 묶는 릴레이 호투를 선보였다. 박 대행은 6회 2사 1루 위기서 직접 마운드에 올라 수아레즈를 다독이기도 했다.
문제는 타선이었다. 1회 1사 1, 2루 찬스를 놓친 뒤 2회 김재성(안타)-김지찬(3루타)의 연속안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이는 이날의 처음이자 마지막 득점이었다. 3회 무사 1, 2루, 4회 무사 1루, 7회 2사 1, 2루 등 숱한 기회서 후속타가 불발됐다. 중심에 배치된 구자욱, 오재일, 김태군의 무안타가 뼈아팠다.
삼성은 결국 두산에 1-3으로 패하며 다시 2연패에 빠졌다. 순위는 38승 2무 55패 여전히 9위. 감독대행 부임과 함께 침체된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최선을  다했으나 위기의 팀을 하루아침에 바꿀 순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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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초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이 모자를 고쳐쓰고 있다. 2022.08.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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