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바뀌었지만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는 그대로 오승환이다.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박진만 감독대행의 굳건한 신뢰에 끝판왕이 새로운 각오를 다졌다.
삼성 박진만 감독대행은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시즌 8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오승환을 계속해서 마무리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백전노장 마무리 오승환의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9.64(9⅓이닝 10자책)에 달한다. 떨어진 구위에 피홈런을 4개나 허용했고, 7월 12일 수원 KT전에서는 백투백 홈런을 맞고 끝내기 역전패를 헌납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최근 들어 마무리 자리를 잠시 내려놓기도 했지만 7월 31일 대구 롯데전에서 다시 9회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2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성의 9위 하락에는 그의 지분이 적지 않다.
그러나 박 대행은 “오승환이 몸 상태가 좋고 아무 문제가 없다고 했다. 나 또한 삼성 마무리는 오승환이고, 믿고 있으니까 열심히 해달라고 했다”라며 “(오)승환이도 흔쾌히 최선을 다해 던지겠다고 했다. 분위기 떨어지지 않게 후배들 다독여서 다시 한 번 해보겠다는 뜻을 전했다”라고 오승환을 향한 믿음을 드러냈다.
박 대행은 데뷔전을 맞아 김현준(중견수)-강한울(3루수)-호세 피렐라(좌익수)-구자욱(우익수)-오재일(1루수)-김태군(포수)-김재성(지명타자)-김지찬(2루수)-김상수(유격수) 순의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알버트 수아레즈.
박 대행은 2번 강한울 배치에 대해 “퓨처스 있을 때 컨디션이 제일 좋았던 선수다. 두산 선발 최원준에게 강한 면이 있어서 2번에 올리게 됐다. 타순을 좌우로 구별해서 너무 한 쪽으로 쏠리지 않게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위타선 쪽에 빠른 선수 위주로 배치가 돼 있다 보니 하위 타선 쪽에서 소위 느린 선수들이 많다. 거기서는 장타가 안 나면 점수내기가 쉽지 않다. 안타를 3개 쳐도 빠른 주자가 없어 만루로 끝나는 경우가 있다. 앞으로는 빠른 선수를 하위 쪽에 배치할 생각”이라고 새로운 지휘 방향을 밝혔다.
박 대행은 부임 첫날인 전날과 달리 마음에 한결 여유를 찾은 모습이었다. 2일 우천취소가 심리적 안정에 도움이 됐다. 박 대행은 “비가 나를 도와준 것 같다”라고 웃으며 “어제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경기까지 했으면 더 정신없었을 텐데 비로 인해 마음이 한결 가라앉았다. 지금은 차분한 상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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