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WS MVP처럼" KBO 타점왕, '어메이징 메츠' 우승 퍼즐 낙점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8.03 15: 37

격세지감이다. KBO리그 타점왕 출신의 메이저리거가 ‘빅딜’의 중심 축이 됐다.
2020년부터 3년 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다린 러프는 3일(이하 한국시간),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앞두고 뉴욕 메츠로 트레이드 됐다. 트레이드의 ‘일부’가 아닌 ‘핵심’이었다. 메츠는 러프를 영입하기 위해 우타 거포 J.D. 데이비스와 마이너리그 유망주인 좌완 토마스 자푸키, 닉 즈왁, 카슨 시모어 등 4명을 반대급부로 내줬다. 만만치 않은 출혈이었다. 메츠 입장에서는 러프가 팀에 요긴한 선수가 될 것이고, 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대가였다.
2017~2019년,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 맹활약을 펼쳤고 2017년 타점왕(124타점)에 올랐던 다린 러프는 성공적인 메이저리그 유턴파 선수로 거듭났다. 2020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체결했다. 매 경기가 피 말리는 생존게임이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좌투수 상대 스페셜리스트로 입지를 넓혀갔고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 2020년 메이저리그 복귀 이후 좌투수 상대 OPS는 .937로 리그 최정상급에 속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러한 활약을 바탕으로 올 시즌을 앞두고는 2+1년 최대 950만 달러에 달하는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특별한 능력으로 메이저리그 생존에 이어 ‘잭팟’까지 터뜨렸다. 올해는 다소 부침을 겪는 가운데서도 좌투수 상대로 만큼은 OPS .886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메츠도 이러한 좌투수 상대 생산력을 확인하고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 데려간 것.
현지 반응도 메츠의 러프 영입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MLB.com은 “좌완 투수의 공을 치기 힘든 좌타자 댄 보겔백을 이미 영입했다. 메츠는 우타자 플래툰 자리를 채우기 위해 러프를 데려왔다”라면서 “또한 러프의 스윙 궤적은 싱커를 때려낼 수 있다는 사실도 있다. 러프를 매일 라인업에서 볼 수는 없겠지만 전략적으로 배치 된다면 진정한 무기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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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는 “오늘은 매우 감정적인 날이다. 샌프란시스코는 내가 메이저리그로 돌아올 수 있게 기회를 준 팀”이라며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게 되는 묘한 감정을 표현하면서도 “뉴욕으로 가게 돼서 흥분된다. 메츠는 훌륭한 팀이고 멋진 한 해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남은 기간 큰 포부를 갖고 있고 그 포부를 이루는데 동참할 수 있게 돼서 운이 좋은 것 같다”며 메츠 합류에 기대감을 표현했다.
억만장자 스티브 코헨이 구단주 자리에 오른 뒤 메츠는 지난해 프란시스코 린도어를 데려와서 대형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는 맥스 슈어저를 데려와서 에이스 자리를 채웠다. 외야수 스탈링 마르테, 마크 칸하, 포수 제임스 맥캔 등 포지션마다 굵직한 선수들을 영입하며 대권을 향한 의지를 표현했다.
지난해는 미키 캘러웨이 감독이 성추문 파문으로 퇴출이 되는 등 뒤숭숭한 분위기가 이어지며 77승85패로 5할 승률도 기록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벅 쇼월터 감독의 리더십 아래에서 메츠는 65승38패 승률 .631의 성적으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를 질주하고 있다. 2위 애틀랜타와 2.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 만큼 전력을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서 월드시리즈에 도전하겠다는 포석이다.
보스턴, 필라델피아에서 현역 생활을 했고 현재는 보스턴 지역방송 ‘NESN’의 해설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윌 미들브룩스는 지난 2018년 월드시리즈 MVP에 빗대어 러프의 활약을 점쳤다. 그는 자신의 SNS 계정에 “나는 러프가 2018년 보스턴 스티브 피어스의 메츠 버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피어스는 2007년 데뷔해 7개팀을 전전한 저니맨이다. 통산 766경기 타율 2할5푼4리 91홈런 303타점 OPS .772의 기록을 남겼다. 그러나 2018년 토론토에서 보스턴으로 트레이드 된 이후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5경기 타율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3홈런 7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4차전에서 동점 솔로포에 이어 결승 3타점 2루타, 그리고 5차전에서 클레이튼 커쇼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에 이어 쐐기 솔로포까지 때려내며 월드시리즈를 지매했다. 역대 두 번째 이적생 월드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러프도 역사의 주인공처럼 메츠의 우승을 이끌 수 있는 퍼즐이 될 것이라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과연 메츠의 우승 야욕에 러프도 힘을 보탤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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