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필승맨 전상현(25)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하면서 새로운 필승조 구축을 숙제로 떠안았다.
지난 7월30일 SSG 랜더스와 광주경기 9회초 등판해 투구도중 팔꿈치에 이상을 호소하고 강판했다. 팔꿈치 피로누적으로 인한 통증으로 판단됐다.
8월1일 서울에서 정밀검진을 받은 결과 팔꿈치 인대쪽에 문제를 확인했다. 일단 3~4주 정도 상태를 지켜본 뒤 재검진을 하기로 했다.
사실상 시즌을 마감한 것으로 보인다. 3~4주 동안은 볼을 던지지 못한다. 검진결과 문제가 없더라도 실전용 볼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시간이 필요하다. 당장 내년 마운드 뿐만 아니라 투수의 장래를 위해서는 무리시킬 수도 없다.
전상현은 올 시즌 불펜의 핵심이었다. 43경기 41이닝 5승4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 2.41 탈삼진 50개로 활약했다. 불펜투수 가운데 가장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마무리 정해영에 버금가는 비중이었다.
전상현의 부상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어깨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 필승맨으로 도약했고, 2020년 후반기에는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며 15세이브를 거두었다. 2021시즌을 앞두고 부동의 소방수로 기대를 모았으나 스프링캠프에서 어깨부상이 찾아왔다. 막판 15경기 13이닝을 소화했으나 거의 1년을 재활을 보냈다.
올해는 부상에서 회복하고, 개막전 엔트리에 승선해 믿음직한 투구를 했다. 연투도 불사했지만 피로가 누적됐고, 생각치 못한 팔꿈치 인대 부상이 찾아왔다. 통증을 느낄 정도라면 인대 손상이 의심되고 있다.
전상현의 공백은 곧바로 현실로 드러났다. 지난 2일 대전 한화전에서 4-4로 동점이었던 9회초 마무리 정해영이 등판했다. 원래라면 전상현이 등판하는 타이밍이었다. 정해영은 첫 타자 하주석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장현식도 빠진데다 전상현이 자리를 비우면서 7회와 8회 기용방식이 큰 혼란이 찾아올 수 밖에 없다. 2일 경기는 7회 고영창, 8회 이준영이 각각 1이닝씩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그러나 다음 경기를 대비한 탓인지 한승혁과 윤중현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생각보다 전상현의 공백이 뼈아프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5.5경기차 5위이지만 허리가 약하면 수성을 장담할 수 없다. 결국은 하루빨리 새로운 필승조를 만들어야 하는 난제를 안게 됐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