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열고 이해하자 30홈런 부활...과학이 홈런킹으로 되돌렸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8.03 13: 07

"과학적인 증거를 제시해주시니까 이해하기 쉬웠어요."
KT 위즈 박병호(36)는 지난 7월 27일 수원 키움전에서 드라마 같은 끝내기 홈런을 쏘아 올리면서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이로써 박병호는 지난 2019년(33홈런) 이후 3년 만에 30홈런 타자로 부활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정든 키움을 떠나서 KT와 3년 30억 원 계약을 맺고 이적한 박병호는 이적 첫 해부터 30억의 몸값을 다한 것과 다름 없는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강백호가 부상으로 장기 이탈하는 가운데서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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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타율 2할8푼(432타수 121안타) 33홈런 98타점 OPS .958의 성적을 기록한 뒤 2년 간 에이징커브가 의심될 정도로 쇠락했던 박병호였다. 2020년 타율 2할2푼3리 21홈런, 2022년에는 타율 2할2푼7리 20홈런의 기록에 그쳤다. 20홈런으로 체면치레는 했지만 이전과 같은 파괴력은 사라졌다. 모두가 박병호의 부활에 의구심을 품었다.
그러나 박병호는 보란듯이 부활했다. 모두가 알고 있던 박병호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홈런왕 복귀도 초읽기다. 홈런 2위 LG 김현수가 19홈런을 기록 중이다. 격차가 크다. 이제 막 후반기에 접어들었지만 이변이 없는 한 박병호의 2019년 이후 3년 만의 홈런왕 탈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그는 "30홈런이라는 수치적인 목표를 세우진 않았지만 30홈런을 다시 기록했을 때 기뻤다. 홈런타자를 얘기할 때 수식어가 30홈런이지 않나. 지난 2년 동안 못했기 때문에 더 기뻤다"라면서 "이후에 특별히 몇 개를 더 치고 싶다는 그런 목표는 없다. 30홈런이 일찍 나왔기 때문에 조금 더 마음 편하게 경기에 임하면 될 것 같다"라고 웃었다.
박병호 스스로 분석한 30홈런 타자로 부활한 이유는 무엇일까. 박병호는 트레이닝 파트에게 공을 돌렸다.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에 귀를 열었고 데이터들을 이해하면서 훈련법을 바꿨다.
그는 "처음에 KT에 왔을 때 웨이트 트레이닝 같은 경우, '나는 힘이 있으니 이정도만 해도 될 것이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 와서 '아니다, 이제 나이가 있으니 웨이트를 더 해야 한다. 어릴 때처럼 근육량이 쉽게 증가할 수 없는 몸이 됐다. 단백질 섭취도 많이 하고 무게도 더 많이 들어야 한다'라고 말씀을 해주셨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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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몸에 익은 루틴을 바꾸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박병호는 반등을 위해 전적으로 신뢰했다. 그는 "이분들이 전문 분야고 과학적인 데이터를 선수들에게 제시 해주신다. 저희의 감만 믿고, 다른 베테랑 선수들의 말만 듣고 감으로 하는 것과 데이터로 얘기를 하는 점이 달랐다. 더 이해하기 쉬었다. 나도 반등을 해야 했기 때문에 조언을 들었다. 그렇기에 너무 감사하다. 덕분에 30홈런을 다시 칠 수 있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7월을 13승4패로 마무리 지었고 후반기 시작도 5승3패로 나쁘지 않다. 4위를 굳히면서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야 한다. 그는 "팀이 7월에는 많이 지지 않았다. 저도 잘 했던 것 같고 다른 선수들도 잘했다. 위의 팀들이 너무 강해서 승차를 줄이는 게 쉽지는 않았다"라고 돌아보면서 "올스타를 앞두고 체력적으로 떨어졌는데 한화, 키움, LG를 상대로 모두 위닝시리즈를 해서 스타트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다만, 부상자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박병호는 최후의 전문 1루수로서 자리를 지켜야 한다. 그는 "1루수가 없다. 하는 수 없다. 받아들여야 한다"라며 "힘들어도 팀을 생각하면서 1루수를 하면서 타격을 해야 한다. 모든 선수들이 힘들다.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지만 제가 조금 더 잘 쉬고 해야 한다"라며 체력관리와 함께 남은 시즌을 잘 풀어가겠다고 강조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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