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지명 먹튀 아냐?" 비난 사라지기까지 5년...듬직한 믿을맨이 됐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2.08.03 08: 33

"'1차 지명 먹튀 아니냐'는 소리 많이 들었다."
비난이 사라지기까지 5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현역으로 군 복무도 마치고 본격적으로 기회를 받기 시작하자, 그동안의 비난과 의문의 시선은 확신과 믿음으로 바뀌었다. NC 다이노스의 2018년 1차 지명 투수 김시훈(23)은 4년의 시간을 뒤로하고 이제 모두의 신뢰를 받는 투수진의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통신병, 취사병으로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치고 올해 팀에 다시 합류한 김시훈은 기대가 컸지만 의구심 역시도 컸다. 그러나 스프링캠프, 연습경기, 시범경기를 거치면서 김시훈을 향한 시선이 달라졌다. 불펜의 필승조와 선발을 오가다가 다시 필승조 역할로 자리를 잡았다. 올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34경기(7선발) 2승4패 4홀드 평균자책점 3.79(61⅔이닝 26자책점)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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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해서 선발진의 결원으로 선발진이 부족할 때 이동했다가, 지금은 다시 필승조 역할을 맡고 있다. 올 시즌 전까지는 존재감을 논하기 힘들었던 김시훈이었지만 지금은 성장해서 팀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로 거듭났다. 
강인권 감독대행은 "지금 많이 성장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향상되는 모습이 보인다. 일관성이 중요한데 항상 똑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겨내는 모습이 긍정적이고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시훈은 "지난 4년 동안 보여준 것이 없고 지금 나의 것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올해 나의 모습이 엄청 좋다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나쁘지도 않은 것 같다"라며 "첫 해라서 이 정도면 잘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까지 내 기대에 미치지는 못한다"라고 현재까지 자신의 모습을 설명했다.
본인이 정한 기준이 높다. 그는 "필승조 상황에 올라가게 되면 공의 갯수도 많아지는 것 같다. 또 한 번에 무너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 부분을 줄이고 싶다"라면서 "기록을 신경쓰진 않지만 그런 부분에서 평균자책점이 올라가서 많이 아쉽긴 하다"라며 아쉬운 지점을 설명했다. 
불펜에서 9경기 무실점 이후 선발진에 합류했다. 이후 선발 7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83을 기록하고 다시 필승조가 됐다. 그는 "이용찬 선배님께서 선발에서 불펜으로 돌아간다고 했을 때 제일 아쉬워 해주셨다"라면서 "선발을 하면서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고 느끼고 있다. 타자를 쉽게 상대하는 요령도 생기는 시점에 다시 불펜으로 간다고 해서 아쉽긴 하다. 하지만 팀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좋게 봐주셔서 옮겼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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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훈의 든든한 버팀목은 마무리 이용찬이다. 이용찬 역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프리에이전트 대박을 터뜨렸다. 그는 "불펜에서 이용찬 선배님이 포크볼을 가르쳐주셔서 던지는 요령, 어떤 상황에서 던져야 하는지를 많이 얘기해주신다"라며 "선배님께서 이렇게 선발과 불펜을 모두 다 할 수 있는 것은 절대 마이너스가 아니라 플러스라고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내년에 다시 선발로 갈 수도 기 때문에 마이너스라고 생각하지 마라는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라며 대선배의 조언을 언급했다. 
지난 4년의 시간, 비판도 받았지만 터닝포인트까지 만들면서 이 자리에 섰다. 그는 "사실 '1차 지명으로 뽑아놓고 먹튀 아니냐'는 소리를 한 번씩 들었다. 부담이 있었다. 하지만 현역으로 군대를 다녀오면서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현역으로 군대 간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라며 "1차 지명과 2차 10번 지명된 선수랑 어차피 출발선은 다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올해는 '내가 보여주지 못하면 끝날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살아남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라며 올 시즌을 임했던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살짝 힘이 떨어지려던 찰나, 올스타 휴식기를 맞이했고 후반기 3경기에서 1홀드를 기록 중이다. 평균자책점은 0. 그는 "전반기가 끝났을 때 체력과 힘이 떨어진 느낌이 들었는데 휴식기에 잘 쉬었다. 트레이닝파트에서도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시즌 초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이다"라며 다시 싱싱한 몸상태로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건강하게 한 시즌을 잘 보내고 최대한 실점을 내주지 않고 경기를 끝내는 무결점의 투수가 되고 싶다. 그는 "후반기 때는 시즌 초반의 불펜 투수 모습으로 돌아가서 최대한 실점을 하지 않고 팀의 승리에 많이 기여하고 싶다"라며 "다들 힘들다고는 하지만 가을야구도 한 번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신인왕 자격을 갖춘 선수로서 신인왕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얘기가 많이 나왔던 것 같은데, 지금은 많이 사라진 것 같다"라고 웃은 뒤 "일단 시즌을 부상 없이 잘 끝마쳐야 받을 수 있는 타이틀이라고 생각한다. 부상 없이 시즌을 잘 마치면 좋은 소식도 들리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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