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느낌 아니까’ 36세 캡틴의 솔선수범 리더십, 잠자던 사자 깨울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03 10: 31

36세 캡틴의 솔선수범 리더십이 두산에 이어 삼성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오재일(36·삼성)은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사자군단을 이끌 뉴 캡틴으로 선임됐다. 허삼영 감독의 자진사퇴로 지휘봉을 잡게 된 박진만 감독대행은 “김헌곤의 경기 감각이 떨어져 보여 2군으로 보냈다”라며 “주장은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가 해야 한다. 벤치에서 못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오재일 선수로 결정을 했다”라고 김헌곤에서 오재일로 주장을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오재일이 처음 주장 제의를 받은 건 2일 점심. 그는 2일 취재진과 만나 “점심 때 박진만 감독님이 방에서 주장직을 제안하셨다”라며 “현재 어려운 상황인데 분위기를 바꿔보자고 하셨다. 감독님이 직접 선수들에게 이야기하는 것보다 그래도 고참이 하는 게 더 와닿을 것 같다면서 한 번 해보자는 이야기를 해주셨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삼성 오재일 / OSEN DB

감독의 자진사퇴라는 초유의 사태 속 주장을 맡았지만 부담은 없다. 그저 책임감을 느낄 뿐이다. 오재일은 “(김)헌곤이가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내가 하는 게 맞다”라고 힘줘 말하며 “어쨌든 선수들이 못해서 허삼영 감독님이 책임을 지신 것이다. 마음이 아프지만 우리는 또 야구를 계속 해야 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박 대행은 부임 첫날 선수단에게 활기찬 야구를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운동장에서 본인과 본인 가족, 그리고 삼성 라이온즈를 사랑하는 팬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 주위에서 50경기밖에 안 남았다고 하는데 아직 50경기 남았으니 열심히 활기차게 뛰어보자”라는 내용이었다.
삼성 오재일 / OSEN DB
새로운 주장 또한 이에 적극 공감했다. 오재일은 “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아무래도 계속 지다 보니 선수들 얼굴이 전반적으로 굳었고, 플레이도 위축되는 느낌이 있었다”라며 “감독님이 그런 부분을 TV로 보시고 지적해주셔서 오늘(2일)부터는 활기차게 해보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오재일은 과거 두산 시절이었던 2019년과 2020년 부진한 오재원을 대신해 주장을 맡았던 경험이 있다. 당시 후배들 앞에서 먼저 모범을 보이는 솔선수범 리더십으로 선수들의 지지를 받았고, 이는 곧 선수단 단합 및 팀의 승승장구로 이어졌다.
오재일은 “선수들이 경기, 연습, 몸관리 등 각자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냥 하루를 의미 없이 보내는 게 아닌 28명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매일 무언가를 얻어갔으면 한다. 그렇게 하면 팀이 좋아진다”라며 “내가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한 발 더 뛰고 파이팅을 외치면 후배들이 잘 따라주지 않을까 싶다”라고 솔선수범 리더십의 실체를 밝혔다.
새로운 주장으로서 올 시즌 가장 실망이 컸을 삼성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오재일은 “매년 그랬지만 올해 특히 우리가 못하고 있어도 항상 야구장에 많이 찾아와주시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올해는 우리가 많이 져서 죄송한 마음이 제일 크다. 하루 빨리 삼성 야구가 다시 활기차게, 그리고 힘 있게 야구할 수 있도록 앞장서서 힘을 써보겠다”라고 반등을 다짐했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